코로나19 재확산으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지침’을 발표한 뒤 첫 일요일인 23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온라인으로 주일 예배를 진행했다. 박명철 여의도순복음교회 홍보국 차장은 “제작에 필요한 20여명만 참석해 하루 총 7번의 예배를 온라인으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23일 코로나19 확진자가 397명 늘어 400명에 육박했다. 지난 14일부터 매일 세자릿수를 기록한 신규 확진자가 열흘간 2629명에 이른다. 특히 23일엔 수도권뿐 아니라, 강원·광주·대전 등 전국 곳곳에서 100명에 가까운 확진자가 나왔다. 또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841명까지 치솟으며 엔(n)차 감염 확진도 21개 장소, 112명으로 늘어났다.
이날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됐지만 위험 신호 또한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이른바 ‘깜깜이 환자’ 비중이 급증하고 있는 게 그중 하나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통계를 보면 10~23일 동안 누적 확진자 가운데 이런 사례가 16%에 이른다. 드러난 것보다 숨은 환자들이 훨씬 더 많을 수 있다는 의미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브리핑에서 “확진자가 400명에 육박한 것을 정점으로 보고 있지 않다”며 “전국적인 대유행 위기를 앞두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정 본부장은 방역당국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최고 수위인 3단계로 격상하는 문제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코로나 대유행의 중대 고비로 본 이번 주말, 많은 국민들이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킨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개신교 교회들은 상당수 비대면 예배로 전환했고, 실내 50인 이상 모임이 전면 금지되면서 결혼식장들도 대부분 예식을 축소해 진행했다. 또 해수욕장 같은 관광지뿐 아니라 시내도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대다수 국민들이 불편을 감수하며 코로나 확산 차단에 동참한 것이다. 정 본부장의 말대로 “2~3월 대구·경북의 폭발적 유행을 통제한 동력이었던 국민들의 자발적 거리두기 실천”이 지금의 위기 상황에서도 힘을 발휘하기를 기대한다.
이 와중에 사랑제일교회는 “정부가 거짓·조작 발표로 마녀사냥을 하며 방역 실패 책임을 교회에 전가한다”며 정세균 국무총리와 경찰 책임자 등을 고발하겠다고 했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몰지각한 행태다. 또 부산에서는 270개 교회가, 충남에선 전체 교회 중 23%가 대면 예배를 강행했다. 정부는 국민들의 방역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이런 일탈행위를 엄단해야 할 것이다.
당분간 코로나 확산세를 멈추기는 힘들어 보인다. 따라서 주말이 지나도 시급하지 않은 외출은 삼가는 등 국민들의 강도 높은 방역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기도에 이어 서울시도 23일 자정부터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음식물 먹을 때 등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실내는 물론 여러 사람이 모인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한다. 10명 이상 집회를 금지하는 지방자치단체도 늘고 있다. 3단계 거리두기 격상 전이라도 지자체 차원에서 방역의 고삐를 죄는 게 바람직하다. 일촉즉발의 코로나 비상 상황에서 전공의 집단휴진에 들어간 의료계도 진료 현장으로 돌아가 코로나 해결에 동참해야 한다. 기업들도 재택근무와 유급병가 지원 등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 더이상의 코로나 확산을 막고 하루속히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선 우리 모두 공동체를 지키는 시민의식을 발휘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