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준3단계 조치가 일주일 연장되면서, 수도권 프랜차이즈 빵집도 포장·배달만 가능하게 된 7일 오전 서울 용산구의 한 빵집에 포장만 가능하다는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준3단계’(2.5단계) 조처가 시행된 지 열흘 남짓 지나면서 코로나19 확진자의 감소세가 차츰 가시화하고 있다. 7, 8일 이틀 연속 수도권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 아래로 내려감에 따라 방역에도 다소 숨통이 트이게 됐다. 다만 위중증 환자 비율이 높고 사망자도 잇따르고 있어 치료 단계의 불안 요소는 여전하다. 더욱이 준3단계 적용 대상이 아닌 곳에 사람들이 밀집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 우려를 더하고 있다. 방역당국의 강력한 대응이 요구된다.
서울시는 최근 한강공원 이용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나 늘었다고 8일 밝혔다. 또한 최근 언론 보도를 보면, 한강공원을 찾은 이들이 한데 모여 밤늦도록 술자리를 벌이는 모습이 새로운 풍속도처럼 자리잡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좁은 모텔방에서 10명 넘게 모여 술을 마시는 일까지 드물지 않게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위험천만한 일이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 구성원들이 쏟아온 노력과 헌신을 한순간에 수포로 돌릴 수 있는 무분별한 행동이다.
야외공원과 숙박업소가 준3단계 적용 대상이 아닌 것은 맞다. 하지만 준3단계는 3단계로 격상하면 우리 사회가 맞닥뜨려야 하는 고통과 희생을 어떻게든 줄이기 위해 나온 고육책이다. 잠깐 들르면서도 이름과 전화번호를 남기는 빵집과 커피전문점보다 빽빽하게 둘러앉아 술 마시며 떠드는 공간이 더 안전할 수는 없지 않은가. 양식 있는 사회 구성원이라면 거리두기의 사각지대를 찾아다니기에 앞서 이런 조처를 내린 불가피함부터 이해하는 게 마땅하다.
코로나 확산세가 그나마 진정된 데는 영세 자영업자들이 흘린 눈물이 있었다. 일부의 무책임한 행동은 가까스로 버티고 있는 이들을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 8일 <한겨레> 보도를 보면, 영세 자영업자들은 단기간이나마 거리두기를 정식 3단계로 격상해 하루라도 일찍 코로나19 확산세를 진정시키는 것이 그나마 충격을 줄일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고 한다. 방역수칙의 사각지대에서 벌어지는 행태가 오죽 답답했으면 더 큰 고난을 자청하겠는가.
서울시가 8일부터 여의도·뚝섬·반포 등 주요 한강공원 밀집지역에 대한 출입 통제에 들어갔다. 일부의 안이한 행동에서 비롯된 불가피한 조처다. 지금은 개인의 휴식과 즐거움을 내세우기에 앞서 ‘재난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인식을 확고히 다져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