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지역 각급 학교가 원격수업에서 부분 등교수업으로 전환한 14일 오전 광주 광산구 선암동 한 초등학교 입구에 학생 등 방문자의 체온 확인을 위한 열화상 카메라가 설치돼있다. 연합뉴스
교육부가 21일부터 수도권 학생들의 등교수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그러나 초·중학교는 전교생의 3분의 1 이하로 등교 인원이 제한되기 때문에 당분간 원격수업 중심의 학사일정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교육부가 15일 원격수업 개선 방안을 내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2학기 들어서도 별반 달라지지 않은 원격수업의 질이 이번 대책으로 얼마나 나아질지 의문이다. 문제를 해결·보완하려는 노력도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 원격수업 이후 벌어지고 있는 학력 격차가 더 심화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미뤄졌던 3월 개학이 4월부터 온라인 개학으로 바뀌면서 공교육 초유의 원격 정규수업이 시작됐다. 초기엔 서버 마비 등의 기술적 문제가 잇따랐고, 내용도 유튜브나 교육방송 자료만 올리는 등 허술한 대목이 많았다. 개별 학교나 교사의 역량에 따라 수업의 질도 천차만별이었다.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쌓여갔지만, 사전 준비 없이 시작된 터라 고통 분담 차원에서 이를 감내하며 1학기를 마쳤다.
하지만 대부분의 공립학교가 2학기 시작 뒤에도 1학기와 다를 게 없는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 학기 시행착오를 겪은데다 일찍부터 가을·겨울 코로나 재확산 경고가 나오면서 2학기 원격수업도 사실상 예정됐던 것으로 봐야 한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이렇다 할 개선안도 마련하지 않은 채 2학기를 시작했다가, 청와대 국민청원에까지 비판이 빗발치자 부랴부랴 개선안을 내놨다. 직무유기라고 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
이번에 내놓은 개선안도 출석 확인과 주 1회 이상 쌍방향 수업 말고는 눈에 띄는 내용이 없다. 쌍방향 수업만 해도 특목고나 사립 초등학교뿐 아니라 학원들까지 이미 상용화한 상태다. 교사들도 장비 지원과 원격수업 자료 등 준비 없이 일단 시작부터 하겠다는 교육당국의 결정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등교수업 부족과 원격수업 부실로 중간 성적층이 사라지는 학력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심지어 초등 1학년의 경우 읽기 같은 기초학력도 채우지 못한 채 1학기를 마친 경우가 허다하다. 학년이 올라가 등교수업이 정상화되더라도 기초학력의 빈 구멍은 학력 저하로 이어질 공산이 매우 크다. 특히나 코로나가 언제라도 재확산될 수 있는 위기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원격수업의 질을 높이고 학생들을 좀 더 적극적으로 돌보려는 교육당국의 비상한 노력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