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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일본, 국내외 우려 외면한 ‘원전 오염수’ 방류 말아야

등록 2020-10-23 18:33수정 2020-10-24 02:34

시민방사능 감시센터,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이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스가 일본 총리가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를 들고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상황을 표현하는 행위극을 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시민방사능 감시센터,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이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스가 일본 총리가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를 들고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상황을 표현하는 행위극을 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후쿠시마 제1원전에 보관돼 있는 대량의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로 방출하는 결정을 27일 내릴 것으로 알려졌던 일본 정부가 일단 일정을 미뤘다. 국내외 비판 여론을 의식해 잠시 연기한 것일 뿐, 해상 방출 방침은 바뀌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지난 21일 “언제까지고 미룰 순 없다. 가급적 빨리 정부가 책임을 지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스가 정부는 일본 국내와 이웃나라의 깊은 우려를 외면한 졸속 결정이 불러올 후폭풍을 직시해야 한다.

핵연료봉이 녹아내리는 멜트다운(노심 용융) 사고가 일어난 후쿠시마 원전에서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 오염수는 지난달까지 123만톤으로 불어났다. 일본 정부는 다른 원전 운영 국가들도 오염수를 처리한 뒤 바다에 방류하고 있다며,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방사성 핵종을 걸러내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장비로 제거할 수 없는 삼중수소(트리튬)가 수산물 섭취를 통해 체내에 축적되면 유전자를 변형시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23일 보고서를 통해, 오염수에는 삼중수소 외에도 탄소-14, 스트론튬-90, 세슘 등 더 위험한 물질이 포함돼 있는데도 일본 정부가 이런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본 안에서도 지역 주민과 지방정부, 환경운동가들을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높다. <도쿄신문>은 21일 사설에서 “‘노심 용융’ 사고가 일어난 원전의 오염수를 장기간 바다에 계속 방류했을 경우의 환경 영향은 미지수”라며, 1950년대 수은이 포함된 화학공장 폐수를 바다로 흘려보낸 뒤 주민들이 심각한 피해를 본 미나마타병의 교훈을 기억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일본이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하면 우리나라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2일 도미타 고지 일본 대사와 만나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국제사회의 동의를 얻어가며 일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23일 “국제사회와 인접 국가의 동의 없는 방류 추진을 중단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는 결의안을 의결했다.

스가 정부는 방류 결정을 강행하면 한-일 관계 개선은 더욱더 어려워진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길 바란다. 방사능 오염수 방류로 인한 건강·환경 피해, 한-일 관계 악화는 주워 담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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