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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극심한 분열과 갈등 드러낸 대혼란의 미국 대선

등록 2020-11-04 20:14수정 2020-11-05 02:4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 이튿날인 4일 새벽 2시20분께(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이 승리했다면서 개표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H6s워싱턴/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 이튿날인 4일 새벽 2시20분께(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이 승리했다면서 개표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H6s워싱턴/AFP 연합뉴스
전세계가 숨죽이며 지켜본 미국 대선이 극심한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개표가 한참 남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주장하면서 개표를 중단시키기 위해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히는 등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새벽(현지시각) 백악관에 지지자들을 모아놓고 “우리가 이 선거를 이겼다”고 주장하면서, 선거일 이후의 모든 개표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승부를 가를 6개 경합주 중 5곳에서 자신이 앞서자, 바이든 후보에게 유리한 우편투표 개표를 아예 막으려는 의도다. 유권자들이 합법적으로 행사한 투표의 개표를 대통령이 중단시키겠다는 것은 민주주의와 선거제도의 근본을 뒤흔드는 초법적 행위여서 국민들의 거센 저항이 예상된다. 앞서 바이든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선거 승리로 가는 길 위에 있다”며 끝까지 개표를 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승리를 위해서는 선거인단 270명을 확보해야 하는데, <시엔엔>(CNN) 방송은 4일 밤(한국시각) 트럼프 대통령 213명, 바이든 후보 224명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급증한 우편투표는 이번 선거에서 승부를 가를 결정적 변수다.

전세계 민주주의 모범 국가라던 미국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추락했는지 개탄을 금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우편투표를 문제 삼아 실제로 소송을 제기한다면, 당선자 확정에 많은 시간이 걸리게 되고 혼란은 장기간 지속될 우려가 크다.

이번 선거는 극심하게 분열된 미국 사회의 위기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기간 내내 인종차별을 부추기고 극우 음모론에 의존했다. 지지자들은 무장을 한 채 민주당 주지사를 납치하려 모의했고 바이든 후보 유세차량을 공격하는 등 폭력을 일삼았다. 선거일 하루 전까지도 크고 작은 폭력 사태가 빚어져 백악관 주변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울타리가 설치됐다. 당선자 확정이 계속 늦어지거나 어느 한쪽이라도 개표 결과에 불복한다면 양쪽 지지자들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 정부는 미국 대선의 혼란이 초래할 불확실성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 미국의 위기는 우리가 익숙했던 국제질서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전례 없는 도전 앞에 선 한국은 외교·경제·남북관계 등에서 정교한 전략을 마련해 격랑의 시대를 냉철하게 헤쳐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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