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급증하고 있는 15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쇼핑몰에 마스크 착용 안내문이 설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15일(0시 기준) 208명을 기록했다. 14일(205명)에 이어 이틀 연속 200명대다. 200명대 재진입은 73일 만의 일이었다. 100명대와 달리, 우리 사회의 중요한 심리적 경계선이 흔들리는 면을 도외시할 수 없다. 더구나 주말인데도 확진자 수가 되레 늘어 당혹스럽다. 주말과 휴일에는 검사 건수가 크게 줄어 확진자 수도 동시에 감소하던 흐름마저 바뀐 것이다.
다른 지표에도 일제히 빨간불이 켜졌다. 세자릿수 확진은 벌써 8일째다. 국외 유입자를 뺀 지역사회 감염자 수는 지난 11일(113명) 세자릿수로 들어선 뒤로 줄곧 오르기만 하다가 이날 176명을 기록했다. 수도권 일주일 평균은 하루 89.9명으로, 전주(65.1명)보다 25명 가까이 늘었다. 이대로 가면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의 1.5단계 상향 기준(100명)을 넘어서는 것도 시간문제다.
그러나 정부는 이날 거리두기 격상 대신 수도권과 강원도에 ‘예비경보’만 발령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격상을 진지하게 검토하겠다”면서도 “단계가 상향되면 일상이 또 제한되고 경제에 끼치는 타격도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상황의 엄중함과 함께 일상과 방역의 균형을 놓고 고심한 듯 보인다. 그러나 예비경보만으로 확산세를 꺾을 수 있을 거라고 자신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정부의 고심을 이해하지만, 적기를 놓치지 말아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피해도 줄일 수 있다. 지금 추세가 1~2주 지속되면 확진자 규모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게 되고, 당장 위중증 환자의 병상 확보와 치료에도 비상등이 켜질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이 현실화하면 훨씬 강력한 거리두기가 불가피할 수 있다. 또 연말이 다가오면서 각종 모임과 행사 같은 위험요소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은 사회 구성원에게 보내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메시지가 모호하거나 일관성이 없으면 효과가 급감하고 신뢰마저 흔들린다. 지금은 국민에게 명확하고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할 때다. 느슨한 방역으로 코로나19가 재폭발하자 봉쇄 조처에 들어간 뒤 극심한 국민적 저항과 맞닥뜨린 유럽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거리두기가 1.5단계로 격상하면 자영업자들이 다시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다만 1.5단계는 과거 같은 시설 폐쇄가 아닌 시설 내부의 간격 띄우기 같은 방식이 대부분이다. 1.5단계에서 막으려면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