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사설] 최고금리 20% 인하 당연, ‘사금융 풍선효과’ 대비를

등록 2020-11-16 18:04수정 2020-11-17 02:09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16일 아침 국회에서 열린 법정 최고금리 인하방안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16일 아침 국회에서 열린 법정 최고금리 인하방안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여당이 내년 7월부터 법정 최고금리를 현행 연 24%에서 20%로 내리기로 16일 결정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고, 코로나 사태로 국민의 삶이 한층 어려워진 점을 고려할 때 당연하면서도 반가운 일이다. 다만 일부 저신용자는 금융사 대출이 어려워져 불법 사채시장으로 떠밀려가는 풍선효과 가능성도 있는 만큼 면밀한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

금융사의 법정 최고금리는 1997년 외환위기로 25%의 제한이 폐지됐다가 2002년 대부업법 제정으로 66%로 부활했다. 이후 모두 6차례의 인하 조처를 거쳐 2018년 2월부터 24%가 적용됐다. 최고금리 인하는 노무현 정부 때 한번,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각각 두번, 문재인 정부 때 한번씩 이뤄질 정도로 역대 정부가 일관되게 추진해온 정책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 공약으로 20% 인하를 약속했고, 2018년 금융권은 물론 사인 간 거래까지 최고금리를 24%로 통일한 바 있다.

올해 3월 말 기준 20%를 넘는 고금리 대출 이용은 240만명, 16조원에 이른다. 최고금리가 내리면 208만명(87%)이 매년 4830억원의 이자 경감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신용도가 낮다는 이유만으로 서민들이 고리대의 덫에 걸려 큰 고통을 받고, 급기야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비극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0.5%인 저금리 상황이고, 코로나로 힘겨운 서민과 취약계층이 여전히 고금리로 고통받고 있다”고 강조한 것은 적절한 지적이다. 이웃 일본은 대출금에 따라 15~20%로 우리보다 낮다.

일부 보수언론이 내년 4월 서울·부산 보궐선거를 겨냥한 포퓰리즘이라고 공격하는 것은 명분 없는 정치 공세로 지탄받아 마땅하다. 국회에 발의된 법안 중에는 최고금리를 10~12%로 더 낮추자는 내용도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10%를 제안한 바 있다. 향후 경제와 금융 여건을 고려해 단계적인 추가 인하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금리는 돈의 값이다. 가격 규제로 인한 부작용도 예상된다. 20% 초과 금리 대출 이용자 중 31만여명(대출 2조원)은 만기가 돌아오는 향후 3~4년에 걸쳐 금융사 이용이 줄고, 4만명은 불법 사금융을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분석이다. 저신용 서민을 위해 햇살론 등 정책금융을 늘리고, 채무조정 등 신용회복 지원을 확대하는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하기 바란다. 불법 사금융 근절 노력도 더 강화해야 할 것이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