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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미-중 ‘한반도 협력’ 이끌어내는 지혜 발휘할 때

등록 2020-11-29 17:40수정 2020-11-30 02:40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일행이 27일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하기 위해 국회 사랑재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일행이 27일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하기 위해 국회 사랑재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박3일간의 한국 방문을 마치고 지난 주말 베이징으로 돌아갔다. 왕이 부장의 방한은 미국에서 조 바이든 새 행정부의 출범을 앞둔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왕이 부장은 서울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박병석 국회의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을 폭넓게 만났다. 이번 방한이 미국 새 행정부 출범 이후 한반도 문제에서 미-중 협력을 강화하는 단초가 되길 기대한다.

지난 4년 트럼프 대통령 집권 기간 동안 미-중 사이엔 갈등과 대립이 격화되며 그 여파가 전세계에 미쳤다. 반세기 넘게 세계를 이끌어온 미국과 최근 정치·경제·군사적으로 급격히 세력을 확장해온 중국 사이의 패권 다툼은 어쩌면 피할 수 없는 역사의 한 단면일 것이다. 그러나 그런 대립과 경쟁이 파괴적 방식으로 진행되는 건 피해야 한다.

바이든 차기 행정부 역시 중국을 제외한 ‘가치 중심의 동맹’ 복원에 역점을 두는 만큼, 중국 압박정책의 큰 틀에서 벗어날 것 같지는 않다. 차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지명된 제이크 설리번이 27일(현지시각) “미국과 전세계가 효과적인 공중보건 감시 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환경을 용납하지 않으리라는 매우 명확한 메시지를 중국에 보내야 한다”고 밝힌 건 시사적이다. 투명하지 못하고 민주적이지 않은 중국 시스템에 대한 강한 견제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적어도 한반도 문제에서만큼은 미·중 두 나라의 협력이 전보다 강화되는 게 필요하며, 충분히 그렇게 될 여지가 있다고 본다. 바이든 차기 행정부는 다자주의와 국제협력을 외교정책 핵심 기조로 내세운다. 그런 만큼, 북핵과 같은 현안에선 한국뿐 아니라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는 게 문제 해결을 위해선 현실적이다. 왕이 외교부장도 강경화 장관 등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의 다자주의를 환영하며 미-중 갈등 상황이 지금보다는 나아지리란 기대를 하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이를 위해선 특히 우리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미국의 대북정책 조정 국면에서 왕이 부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국 정부의 한반도 평화정착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힌 것은 의미가 있다. 우리 정부가 앞장서 미-중 대립이 아닌 미-중 협력을 통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고 북핵 문제의 실질적인 진전을 이뤄내도록 유도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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