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일요일인 29일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송파구의 한 조기축구 모임에 참석한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직접 축구 경기에 참가했다고도 한다. 민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이 어떤 상황인가.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27일 “지금 확산세를 막지 못한다면 하루 1천명까지 확진자가 늘어날 수 있는 중차대한 위기 국면”이라며 “국민께서는 이번 주말 동안 가급적 집 안에 머물러 주시고 모임이나 회식 등 사람들과의 접촉을 최대한 자제해 달라”고 호소하지 않았는가. 총리의 호소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 것인가. 이에 앞서 청와대는 23일 “24일부터 수도권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라 청와대 전직원 준수 사항으로 모임, 행사, 회식, 회의 등을 취소 또는 연기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수석비서관은 청와대 지침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가.
최 수석이 참석한 조기축구회는 30일 입장문을 내어 “경기 도중 선수 모두가 마스크를 썼고, 쉴 때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마친 후 식사도 하지 않고 다들 집으로 돌아갔다”고 해명했다. 그나마 방역수칙을 지켰다니 다행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최 수석의 부적절한 처신이 가려지는 것은 아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수많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마음을 졸이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거리두기 격상으로 경제적 피해가 막심한데도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에 협조하고 있고, 시민들 역시 일상의 불편을 감내하고 있다. 솔선수범해야 할 고위공직자로서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지역구 주민들이 초청을 했더라도 사정을 설명하고 정중히 거절했어야 마땅하다.
최 수석은 30일 기자들에게 입장문을 보내 “죄송하다”며 “앞으로 공직자로서 더 신중하게 판단하고 처신하겠다”고 사과했다. 최 수석은 이번 일에 대해 깊이 자성하고 고위공직자의 자세를 되새기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