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가 수도권은 2.5단계로, 비수도권은 2단계로 격상되기 하루 전인 7일 낮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한 술집 입구에 코로나19로 인한 임시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코로나19 확산세가 국내 유입 이후 가장 심각한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7일(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615명으로, 이틀째 600명대를 기록했다. 주말이면 검사량이 평일의 70~80%로 주는 것과 연동해 함께 줄던 확진자 수도 지난 주말에는 도리어 늘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이날 회의에서 “수도권은 이미 코로나19 전시상황”이라며 “3차 유행의 정점을 가늠하기 어려운 총체적 위기 국면”이라고 밝혔다.
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수도권은 2.5단계, 전국은 2단계로 올라가지만, 억제 효과가 언제쯤 나타날지도 자신 있게 예측하지 못한다는 토로다. 방역당국은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이번주에는 하루 550~750명의 환자가 새로 확진되고, 다음주에는 그 수가 900명을 넘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900명대 확진은 지난 2월 대구 신천지교회발 1차 유행 때 단 하루 나왔던 기록이다.
당장 위중증 환자가 크게 늘면서 이들을 위한 병상을 확보하는 데도 비상등이 켜진데다, 비수도권 지역의 확산세도 예사롭지 않다. 설상가상이다. 방역당국도 현재 상황을 지역 차원을 넘어선 전국적인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다. 울산 요양병원 한군데서만 관련 확진자가 하루 만에 53명이 추가됐고, 부산·울산 장구 강습 관련 확진자도 194명에 이르렀다. 거리두기 격상 효과가 1~2주 뒤에 나타나는 걸 고려하면, 앞으로 상황이 얼마나 악화할지도 가늠하기 어렵다.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지금은 수도권의 확산 속도를 비수도권이 시차를 두고 뒤쫓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봐야 한다. 비수도권이 수도권보다 상황이 양호한 것으로 인식돼 비수도권으로의 이동량이 많아지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지난달 말부터 거리두기를 1.5단계, 2단계, 2.5단계(수도권 기준)까지 올리는 동안 전문가들의 강력한 권고에도 불구하고 선제적 대처에 머뭇거리면서 지금에 이른 사실을 깊이 새겨야 한다. 더구나 비수도권은 위중증 환자 병상 수가 수도권보다 현저히 부족하다.
지금은 국가적 비상사태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미국과 일부 유럽 국가들이 겪고 있는 코로나 재앙이 머잖아 우리에게도 현실이 되는 사태를 맞지 않으려면 정부와 전 국민이 방역에 힘을 모으는 것 말고 다른 길은 없다는 걸 모두가 유념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