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동부구치소에 19일 방역요원들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지난 8일 수도권 거리두기를 2.5단계(비수도권 2단계)로 올린 지 열흘 넘게 지났지만,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진정되기는커녕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2.5단계로는 역부족이라는 게 점점 분명해지고 있는데도 정부는 여전히 ‘3단계 격상’을 주저하고 있다. 솔직히 이해하기 어렵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0일(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1097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5일 연속 1천명을 넘은 것이며, 지난 1월20일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최근 일주일(13~19일)간 하루 평균 국내 발생 확진자 수는 949명으로, 이 추세가 21일에도 이어진다면 3단계 격상 기준(800~1000명)의 상한선마저 넘게 된다.
정부는 수도권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선제적 익명검사를 실시해 당분간 확진자 수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확진자 수 증가라는 부담을 무릅쓰고 적극적인 검사를 통해 감염자를 찾아내는 건 잘하는 일이다. 하지만 이는 그만큼 숨어 있는 감염자들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더 강도 높은 방역 대책으로 각종 모임과 만남 등 접촉을 줄이지 못하면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없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현재 ‘감염 재생산 지수’를 1.2~1.3 정도로 본다. 이 수준을 낮추지 못하면 3~4주 뒤에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1500~2000명에 이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방역망의 허술한 관리도 드러나고 있다. 수용자 185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동부구치소는 첫 확진자가 지난 14일 발생했는데 당시엔 밀접접촉자만 진단검사를 하고 수용자 전수조사는 나흘이 지난 18일에야 이뤄졌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건 병상 부족 사태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19일 기준으로 위중증 환자가 당장 입원할 수 있는 치료 병상이 전국 575개 중 38개만 남아 있다고 밝혔다. 특히 수도권은 서울 0개, 경기 2개, 인천 1개 등 이미 한계 상황에 봉착했다. 이런 가운데 위중증 환자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집에서 입원을 기다리다가 사망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20일 “국민들께서 3단계가 어떤 상황을 상정하고 있는지를 면밀히 보시고 그것을 인지하고 동의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책임지고 결정해야 할 3단계 격상을 국민들에게 미루는 얘기로 들린다. 거리두기 단계를 올리지 않고 확산세를 꺾을 수 있다면 누가 3단계 격상을 원하겠는가. 하지만 여러 지표들이 2.5단계를 계속 유지하면 확산세를 잡지 못하고 ‘고통의 시간’만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정부는 고통을 ‘짧고 굵게’ 끝낸다는 각오로 3단계 격상을 결단하고, 국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구해야 한다. 중환자 치료용 병상 확보를 위해서도 특단의 대책을 내놔야 한다. 민간병원들도 어려움이 있겠지만 적극 동참해야 한다.
백신 접종이 시작될 때까지는 감염 확산을 막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정부, 의료계, 국민 모두 비상한 각오로 힘을 모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