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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폭설 땐 배달 중단”, 기업과 시민 모두 경청하길

등록 2021-01-07 18:04수정 2021-01-08 02:37

6일 수도권 등에 내린 폭설 속에 음식 배달에 나섰던 배달 노동자들이 눈에 뒤덮인 모습. 라이더유니온 제공
6일 수도권 등에 내린 폭설 속에 음식 배달에 나섰던 배달 노동자들이 눈에 뒤덮인 모습. 라이더유니온 제공

혹한 속에 폭설이 쏟아진 6일 저녁, 배달 노동자 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이 긴급 성명을 냈다. 플랫폼 업체들에 “배달(주문 접수와 배차)을 중단하라”고 다급히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라이더유니온은 “지금 배달 일을 시키는 것은 살인과 다름없다”고까지 주장했다. 빙판길에 특히 취약한 이륜 오토바이가 이들의 주요 운송수단임을 고려하면, 크게 과장된 얘기로만 들리지 않는다.

실제로 악천후와 배달 노동자의 교통사고는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 라이더유니온의 지난해 10월 조합원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9월까지 교통사고를 당한 조합원 가운데 44.9%가 7~9월 석달 사이에 집중해서 사고를 당했다. 코로나19 방역지침 2단계 격상에 따른 배달 물량 증가와 함께 유난히 길었던 장마가 원인으로 꼽혔다. 빗길보다 얼어붙은 눈길이 더 위험할 것은 자명하다.

형식적으로야 배달을 하고 말고는 배달 노동자 스스로 정할 문제다. 그러나 그들이 이처럼 플랫폼 업체를 향해 배달 주문 접수와 배차의 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실질적인 결정권이 자신들에게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배달 노동자들은 배차 거부에 뒤따르는 여러 불이익 탓에 비현실적인 배달 시간이 주어져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배달을 해야 하는 구조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플랫폼 업체들 가운데 쿠팡이츠는 이날 저녁 서울 전 지역 서비스를 중단했고, 배달의민족은 거리 제한을 두는 방식으로 부분적으로 서비스를 중단했다고 한다. 그러나 배달기사들과 직접 위탁계약을 맺지 않은 업체들은 지사장(사업주)의 판단에 맡겼다고 한다. 오히려 1건에 1만5천원 정도까지 배달비를 우대하는 방법으로 위험천만한 배달을 유도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일하는 사람의 생명과 안전보다 이윤을 중시하는 고질적인 행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돈을 더 받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려는 피치 못할 경우도 없지 않겠으나, 대다수 배달 노동자들은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고 원치 않는 배달을 하고 있다. 악천후일수록 음식 배달 수요가 크게 느는 걸 생각하면 기업의 자발적인 주문 차단을 기대하기는 더욱 어렵다. 정부가 날씨와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는 배달 노동자들의 주장이 설득력이 높은 이유다. 여기에 악천후에 음식 배달 주문을 자제하는 시민의 협조가 더해져 배달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하며 올겨울을 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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