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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3차 유행’ 진행중, 마음으로 잇는 ‘비대면 설’ 되길

등록 2021-02-10 17:31수정 2021-02-11 02:13

설 연휴 시작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방역 수칙이 유지되는 가운데, 10일 오후 서울역 승강장에선 많은 귀성객이 부모 한명과 자녀 한명 등 두명 정도의 단출한 규모로 귀성하고 있었다. 귀성객 류현민(33)씨는 부인을 집에 남겨두고 큰아이 지안(4)과 단둘이서 고향인 울산으로 출발한다고 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설 연휴 시작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방역 수칙이 유지되는 가운데, 10일 오후 서울역 승강장에선 많은 귀성객이 부모 한명과 자녀 한명 등 두명 정도의 단출한 규모로 귀성하고 있었다. 귀성객 류현민(33)씨는 부인을 집에 남겨두고 큰아이 지안(4)과 단둘이서 고향인 울산으로 출발한다고 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설 연휴를 기약하며 지난해 추석 때 포기했던 귀성이 결국 이번 설에도 어렵게 됐다.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0일(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444명으로 전날보다 100명 넘게 늘었다. 하루 확진자가 80명 정도 됐던 지난 추석 직전과 견주면 다섯배 이상 많다. 특히 200명대에서 400명대까지 확진자 수가 널뛰며 불안정세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도 심상치 않다. ‘3차 유행’을 확실히 진정시키는 데 계속 발목을 잡았던 종교시설 집단감염까지 다시 터졌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3차 유행의 감소세가 정체돼 있고, 재확산의 위험이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설 연휴가 끝나는 14일까지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가 이어져 고향의 노부모가 다시 외로운 명절을 보내야 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거운 이들이 많을 것이다. 감염 위험 때문에 지난 1년간 병문안이 거의 허락되지 않았던 요양병원에 가족을 둔 사람들의 안타까운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라도 다시 감염이 확산될 수 있는 불안한 상황이다. 1월 중순 0.79까지 떨어졌던 감염재생산지수(환자 1명이 감염시키는 사람 수)는 다시 1에 육박하고 있고, 수도권은 이미 1을 넘겼다. 주말 이동량도 증가세가 심각하던 1월 초와 비교하면 30%나 늘었다고 한다. 이동량 증가는 지금의 불안정한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봐야 한다. 만약 연휴 동안 지역 간 이동이 많아지고 모임이 늘어난다면 유행의 불씨가 불길로 번지는 건 순식간이다. 이렇게 되면 이달 말 시작되는 백신 접종뿐 아니라 다음달 예정된 아이들의 개학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올가을 추석에는 집단면역이 형성돼 가족이 모일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비대면 설’을 보냈으면 한다.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라는 마음으로 설 연휴 특별방역수칙을 지키는 것이 이런 희망을 현실화하는 길이다. 거리두기 일부 조정으로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의 영업시간이 밤 10시까지 연장됐지만, 느슨해진 마음으로 방역수칙을 어겨 풍선효과를 일으키는 고리가 돼서는 안 된다. 집합금지로 발이 묶이지 않았어도 가족의 정을 나눌 수 없는 이들이 여전히 우리 주변에 많다. 멀리 떨어진 가족뿐 아니라, 폐업과 실직의 고통 속에서 고립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웃과도 마음의 끈을 잇는 설 연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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