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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LH 직원 투기 의혹 일파만파, 이참에 발본색원해야

등록 2021-03-03 18:48수정 2021-03-04 02:42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제기된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의 한 밭에 묘목들이 심겨 있다.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제기된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의 한 밭에 묘목들이 심겨 있다.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새도시 땅투기 의혹이 일파만파다. 문재인 대통령은 3일 “광명·시흥은 물론 3기 신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국토교통부, 엘에이치, 관계 공공기관 등의 신규 택지개발 관련 부서 근무자 및 가족 등에 대한 토지 거래 전수조사를 빈틈없이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여야 정치권도 “철저한 진상규명과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다. 시민단체 폭로로 촉발된 이번 의혹은 부동산 정책의 신뢰를 뿌리째 흔들 수 있는 중대 사안이다. 전면적이고 강도 높은 조사와 수사, 엄정한 처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의혹의 핵심은 엘에이치의 전·현직 직원과 가족들이 내부정보를 이용해 새도시 개발 예정지 땅을 투기 목적으로 사전 매입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한겨레> 취재 결과, 해당 토지를 1천㎡씩 쪼개서 공동 매입하는 등 보상을 노린 알박기식 투기 행태가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토지대장이나 등기부등본만 떼면 금세 확인할 수 있는 대담한 거래 방식이다. 드러난 의혹은 빙산의 일각일 뿐, 이런 일이 관행적으로 광범위하게 이뤄져온 게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중요한 개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내부자들에 대한 상시적인 관리·감독과 통제 시스템이 있는지조차 의문이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3일 산하기관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토부와 산하기관에) 청렴하지 못한 일부 행동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불편한 진실”이라고 말했다. 엘에이치 직원들의 토지 매입 시점은 변 장관의 엘에이치 사장 재직 시절과 겹친다. 한가하게 청렴도 제고를 당부할 때가 아니다. 장관직을 걸고 철저한 진상 규명에 나서는 한편, 관리·감독 부실이 드러날 경우 책임지겠다는 비상한 각오를 보여야 할 것이다.

현행 공공주택특별법과 부패방지법은 ‘업무상 정보’로 재산상 이익을 취하면 처벌하게 돼 있다. 하지만 문제가 터졌을 때 업무상 정보를 너무 협소하게 적용해 직접적인 업무 관련자가 아니라면 처벌을 면하는 경우가 많았다. 엘에이치의 경우 ‘임직원 행동강령’이 있지만, 사업지구 지정 전 토지거래 행위는 제재 대상도 아니다. 참으로 허술하기 짝이 없다. 주식시장의 경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불법 거래는 1년 이상 징역에 부당이익의 3~5배 벌금을 물린다. 허술한 관리·감독 체계와 처벌 규정을 이번 기회에 전면적으로 손봐야 할 것이다. 여야도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국정조사와 내부자 투기를 막을 관련법 개정 등 국회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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