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약품청이 18일(현지시각)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안전하다는 평가를 내린 직후 독일·프랑스 등 대다수 유럽 국가들이 이 백신 접종을 재개하기로 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유럽의약품청(EMA)이 18일(현지시각)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혈액이 굳는 ‘혈전’ 발생은 전반적으로 연관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백신 접종으로 얻는 이익이 위험성보다 크다고 밝혔다. 앞서 오스트리아, 덴마크 등에서 접종 후 사망자에게 혈전이 확인되면서 유럽의 일부 국가들이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을 중단하자, 유럽의약품청 안전성위원회는 혈전 생성 사례들을 다각도로 검토한 뒤 이런 결과를 발표했다. 유럽의약품청은 “위원회는 분명한 과학적 결론에 도달했다”며 아스트라제네카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이라고 밝혔다.
유럽의약품청 발표 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 백신 접종을 재개하기로 했고, 노르웨이와 스웨덴은 다음주쯤 접종 재개 여부를 결정한다. 비록 유럽에서 발생한 혼란이지만 국내에서도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었던 터라 다행스럽다. 질병관리청도 “당초 계획대로 백신 접종을 진행한다”는 입장을 19일 재확인했다.
유럽의약품청의 결론은 그동안 국내 백신 전문가들이 일관되게 해온 설명과 다르지 않다. 국내에서도 접종 후 혈전 발생이 두건 보고됐지만 전문가들은 일반적인 상황에서의 혈전 발생 빈도보다 많다고 보기 힘들며 백신 접종으로 얻는 이익이 접종을 중단했을 때 겪게 될 피해보다 크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다만 유럽의약품청은 이번 발표에서 “매우 드문 혈액 응고 장애 보고가 있어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했다. 접종 후 이상반응에 대한 지나친 불안이나 억측은 금물이지만 모든 가능성에 대해 면밀히 조사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국내에선 이달 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뒤 사망한 60대 여성이 부검에서 혈전이 발견된 데 이어 20대 접종자도 혈전증이 확인돼 치료를 받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사망자의 경우 혈전과 백신의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추정했지만, 두 사례 모두 일말의 의문도 남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안전성 논란이 일단락됐으나, 백신 접종의 신뢰를 더욱 높여야 하는 과제는 그대로 남아 있다. 유럽 국가들의 접종 중단 이후 국내 요양병원·시설에서 백신 접종 동의가 전보다 줄었다고 한다. 1000만명이 넘게 예정돼 있는 2분기 백신 접종이 곧 시작된다. 백신의 안전성과 관련된 정보를 신속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국민들의 백신 불안감 해소에 정부는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