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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한반도가 미국 대중 전략의 하위변수는 아니다

등록 2021-03-21 20:41수정 2021-03-22 02:41

지난 18일(현지시각)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미·중 고위급 외교 회담이 열렸다. 회담장에는 중국에서 양제츠(왼쪽 둘째)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과 왕이(왼쪽)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나왔고, 미국은 토니 블링컨(오른쪽 둘째)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오른쪽)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마주 앉았다. 앵커리지/AFP 연합뉴스
지난 18일(현지시각)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미·중 고위급 외교 회담이 열렸다. 회담장에는 중국에서 양제츠(왼쪽 둘째)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과 왕이(왼쪽)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나왔고, 미국은 토니 블링컨(오른쪽 둘째)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오른쪽)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마주 앉았다. 앵커리지/AFP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지난 18~19일(현지시각)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열린 고위급 회담에서 인권 문제 등을 놓고 팽팽하게 대립했다. 이 회담에 앞서 미국 국무·국방장관이 일본·한국을 연이어 방문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개국(미국·일본·인도·오스트레일리아) 협의체인 쿼드 화상 정상회의를 했다. 미국은 회담 전 동맹들과 중국 견제 분위기를 최대한 끌어올렸고, 중국은 회담에서 ‘내정간섭’이라고 격렬하게 맞섰다. 공개 석상에서 정면충돌한 미-중 갈등은 예상보다 첨예했다. 두 나라 사이에 낀 한국 처지가 더 어려워졌다.

앵커리지 회담에서 사사건건 난타전을 벌인 미국과 중국이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협력 여지를 남긴 것은 다행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과 회담 뒤 홍콩, 티베트, 대만 문제 등은 중국과 근본적으로 상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 북한, 아프가니스탄, 기후변화 같은 의제에서는 중국과 이해관계가 교차한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방한 기간 회견에서도 “중국이 그 영향력을 북한이 비핵화를 향해 전진하도록 하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 정부는 각 분야에서 대립·경쟁하는 미·중이 북한에 대해서는 협력하도록 설득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우리 정부가 종합적이고 정교한 외교전략을 가다듬어야 한다.

미국은 일본·한국 방문을 통해 민주주의와 가치외교 등을 내세워 북한 인권 문제를 강조했다. 보편적 가치에 입각한 북한 인권 개선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부인할 수 없다. 최근 미국은 중국 인권 문제와 연계해 북한 인권을 문제 삼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압박 와중에 자칫 북한 문제가 표류할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경우라면 우리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가동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북한도 태도를 바꿔야 한다. 남북관계 악화 책임을 한국에만 전가하는 거친 비난이나 정세를 악화시킬 군사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이익을 내세운 일방주의로 망가뜨린 동맹관계를 복원해 대중 견제의 핵심 수단으로 삼겠다는 뜻을 명확하게 드러냈다. 미국과 동맹의 이해관계가 항상 같을 수 없다. 양국은 한-미 동맹을 호혜적으로 복원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미국은 한반도 문제를 대중 전략의 하위 변수로 취급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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