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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한인 대상 인종차별 공격, 혐오가 바이러스다

등록 2021-04-05 19:30수정 2021-04-06 02:37

재미동포 클로이 김이 2018 평창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미국 국가대표선수로 금메달을 딴 뒤 미국기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클로이 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인종차별에 시달려 외출할 때 호신용 무기를 챙긴다고 말했다. <한겨레> 자료사진
재미동포 클로이 김이 2018 평창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미국 국가대표선수로 금메달을 딴 뒤 미국기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클로이 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인종차별에 시달려 외출할 때 호신용 무기를 챙긴다고 말했다. <한겨레> 자료사진
미국에서 반아시안 정서의 확산으로 재미동포가 운영하는 가게가 습격당하고 산책하다 폭행당하는 등 피해가 늘고 있다. 지난달 30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는 20대 남성이 한국계 부부가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쇠막대를 휘둘러 기물을 파괴하고 난동을 부렸다. 이 남성은 한국계 부부에게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 이 중국 ××”라고 욕설을 했다. 지난해 11월 워싱턴 주택가에서 50대 한국계 미국인이 길을 걷다 10대 청소년에게 맞아 갈비뼈가 부러졌다. 미국 정부는 인종차별 혐오범죄를 엄단하고 실효성 있는 예방 대책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

미국에선 코로나19 대확산이 벌어진 지난해부터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지난해 3월 이후 1년 동안 미국 전역에서 일어난 반아시안 폭력 사건이 확인된 것만 110건이 넘는다고 보도했다. 이는 최근 5년간 통계보다 2~3배 많다. 이 중 절반 가까운 사건에서 가해자들은 “너는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중국으로 돌아가라” “바이러스를 여기 가져온 건 너다” 등의 혐오 발언을 했다고 한다. 이들은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사람이 바이러스가 아니라 증오가 공동체를 파괴하는 바이러스다.

아시아계 대상 혐오범죄는 나이, 지역, 소득 수준을 가리지 않는다. 2018년 평창겨울올림픽에서 스노보드 미국 대표 선수로 금메달을 딴 재미동포 클로이 김(21)은 집 밖을 나설 때는 호신용 무기를 챙겨야 한다고 고발했다. 이렇게까지 상황이 악화된 데는 미국 정치인들의 책임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코로나19에 대해 ‘차이나 바이러스’란 표현을 사용하면서 혐오범죄를 부추겼다. 이후 중국계, 한국계, 일본계, 동남아계 등을 가리지 않고 폭행, 언어폭력, 기물파손 등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범죄가 늘었다. 지난달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에서도 희생자 8명 중 6명이 아시아계 여성이었다.

지난 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미-중 갈등이 심해지고 중국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백악관에 ‘아시아계 증오범죄 해결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시민사회에서도 ‘아시안 증오를 멈춰라’ 시위와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국제적으로 인권을 강조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자국 내에서도 인종 혐오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인종차별 해소를 위한 전방위적 대책을 실행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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