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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코로나발 학력 격차’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등록 2021-04-20 18:50수정 2021-04-21 02:39

2021학년도 4월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실시된 14일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2021학년도 4월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실시된 14일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교육청 산하 서울교육정책연구소가 코로나19에 따른 ‘학력 양극화’ 실태를 보여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서울시내 중학교 382곳의 3년치 국어·영어·수학 성적을 분석해봤더니,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중위권 학생 비율은 줄고 하위권 비율은 늘었다는 것이 뼈대다. 한마디로 학력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얘기다. 그동안 ‘코로나발 학력 격차’를 우려하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지만, 이번 조사는 서울시내 모든 중학교의 성적을 바탕으로 실증 분석을 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연구진은 비교군(2018년 중2)과 관심군(2019년 중2)으로 나눠 이들의 2~3학년 학업성취 등급을 비교 분석했는데,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은 관심군의 성적 격차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관심군의 국·영·수 중위권 등급 비율은 1년 새 각각 12.95, 8.84, 14.91%포인트 줄어, 비교군(3.96, 1.87, 5.45%포인트)보다 감소폭이 훨씬 컸다. 반면 하위권 등급 비율의 경우 비교군은 국어와 영어는 오히려 줄고 수학만 소폭(0.59%포인트) 늘었으나, 관심군은 세 과목(4.97, 0.81, 2.53%포인트) 모두 하위권 등급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관심군 학생들이 3학년 때 코로나19 사태로 장기간 원격 수업을 받으면서 학력 양극화가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코로나19로 인한 교육 격차 심화는 충분히 예견돼온 일이다. 등교 수업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교육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부모의 도움을 받아 그 공백을 메울 수 있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럴 형편이 안 되는 학생은 그 공백이 고스란히 ‘학습 결손’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동안 공교육이 이런저런 비판을 받아왔지만, 부모의 소득 등 학생의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른 학력 격차를 그나마 보정하는 역할을 해왔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학생들의 사회성 발달에도 학교라는 공간은 꼭 필요하다. ‘교육은 관계 속에서 이뤄진다’는 말은 예나 지금이나 유효하다.

코로나19와의 싸움이 1년을 넘기면서 전문가들은 가급적 학교 문을 여는 것이 더 많은 사회적 편익을 가져다 준다는 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관건은 방역과의 조화다. 교사와 학생들의 피로도가 높은 건 이해하지만, 학교 문을 열기 위해선 좀 더 긴장감을 갖고 방역 수칙을 지켜야 한다. 코로나로부터 학교를 보호하기 위해 교육 당국과 지역사회가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는 건 두말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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