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 수가 누적 300만명을 넘어서며 백신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 분주작업을 하고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5~6월 중 코로나19 백신 1420만회분을 도입해 상반기 안에 최대 1300만명에 대한 접종을 마치겠다고 밝혔다. 애초 계획보다 100만명이 늘어난 수치다. 전체 도입 물량 중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723만회분은 14일부터 6월 첫주까지 순차적으로 공급된다. 그러나 14일부터 추가 물량이 들어오더라도 실제 접종은 이달 말께나 이뤄질 예정이어서 한동안 1차 접종을 못 하는 ‘백신 보릿고개’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백신 배송과 예약 등의 절차에 시간이 걸리는데다, 현재 남아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물량으로는 이달 중순부터 시작되는 2차 접종을 하기에도 빠듯하기 때문이다. 어려운 여건에서 추가 백신 도입이 확정돼 다행스럽긴 하나, 수급 불일치 탓에 일시적으로나마 1차 접종이 중단된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애초 이런 상황이 빚어진 건 정부의 ‘백신 속도전’을 백신 공급이 제때 받쳐주지 못한 탓이 크다. 정부는 지난달부터 노인 등 고위험군과 집단시설 종사자 등에 대한 1차 접종 속도를 최대한 높이는 전략을 펴왔다. 1회 접종만으로도 예방 효과가 94~100%에 이른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우선 1차 접종에 집중해 고위험군에 대한 보호망을 최대한 넓히고, 추가 도입 물량으로 2차 접종을 한다는 구상이었다. 세계적인 백신 수급 불안과 국내 감염 확산세를 고려하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전략이 차질 없이 추진되려면, 백신이 계획했던 일정에 맞춰 순차적으로 도입돼야 한다. 손에 쥔 백신이 부족한 상황에서 백신이 제때 들어오지 않으면 언제든 백신이 바닥을 드러내는 일이 생길 수밖에 없다. 지금이 딱 그런 상황이다. 정부는 지금껏 5~6월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700만회분이 들어온다고 했을 뿐, 구체적인 도입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이런 점에서 국민들의 백신 불안감을 키웠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물론 백신 확보를 위한 주요 국가들의 무한경쟁 탓에 백신 공급의 불확실성이 클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그러나 그런 위기를 능동적으로 관리하고 국민의 불안감을 덜어주는 것이 정부의 책무다. ‘접종 목표에 차질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해선 신뢰를 얻기 어렵다. 현재 상황을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알리고 주어진 여건에서 최대한 정교하게 접종 계획을 세우는 데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