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바이러스를 통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5일 인천국제공항 제2 터미널 입국장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해외 입국자들을 안내하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를 통한 감염이 빠르게 늘고 있다.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강한데다 백신 접종 효과마저 떨어뜨리는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번진다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정부는 백신 접종에 최대한 속도를 내고 국민들은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 변이 바이러스 확산을 막아내야 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4일 영국·남아프리카공화국·브라질 등 주요 3종 변이 바이러스 검출률이 지난주(4월25일~5월1일) 14.8%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4월 첫째주(4월4~10일)의 7.2%에 비해 3주 새 2배 이상 커진 것이다. 특히
울산의 상황이 심각하다. 울산에서 4월 한달간 신규 확진자는 772명 발생했는데, 지난 한해 전체 확진자 규모(716명)보다 많다. 변이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실제로 울산의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검출률은 63.8%에 이른다. 전국 평균과 견줘 4배가 넘는다. 이 때문에 울산에선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울산시는 5일부터 다중이용시설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선제검사를 받도록 행정명령을 내렸다.
변이 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하지 못하면 정부가 11월까지 목표로 하는 집단면역 형성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오명돈 국립중앙의료원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서울대 감염내과 교수)은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돌파 감염’ 가능성을 경고했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하면 집단면역이 달성된 지역으로 새롭게 유입되는 양상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금으로선 백신 접종과 방역수칙 준수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 정부는 충분한 백신 물량을 신속히 확보해 접종률을 최대한 높여야 한다. 5월은 행사가 많은 때다. 꼭 필요하지 않은 모임이나 여행은 가급적 자제하고 연기나 취소가 어렵다면 방역수칙만이라도 철저히 지켜야 한다.
변이 바이러스 차단은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인도와 브라질 등 지역사회 감염이 극심한 나라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집중 발생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5~6일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이사회에서 백신 지식재산권의 한시적 면제 문제가 중점적으로 다뤄진다. 미국 정부와 화이자, 모더나 등 백신 제조사들이 결단을 내리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