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사설] 문 대통령, ‘일부 후보자 정리’ 여당 의견 받아들여야

등록 2021-05-12 19:45수정 2021-05-13 02:38

12일 국회에서 여당 단독으로 소집된 김부겸 국무총리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서 서병수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왼쪽)이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요구하는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간사와 여당 의원들과 대화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12일 국회에서 여당 단독으로 소집된 김부겸 국무총리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서 서병수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왼쪽)이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요구하는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간사와 여당 의원들과 대화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부적격’ 논란에 휩싸인 임혜숙(과학기술정보통신부)·박준영(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해선 안 된다는 뜻을 청와대에 전달했다고 한다.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도 12일 “최소한 1명에 대한 부적격 의견을 청와대에 강력히 전달하라고 당 지도부에 요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이런 움직임엔 ‘논란 후보자’ 임명을 청와대가 밀어붙일 경우 여론 악화와 정국 파행을 피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작용했을 것이다. 집권세력의 오만과 독주에 회초리를 든 4·7 재보선 민심을 고려하면, 당연한 조처라고 본다.

가족 동반 국비 출장과 위장전입, 논문 표절(임혜숙), 외교관 직위를 이용한 부인의 도자기 밀반입(박준영) 등 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과 의혹을 고려하면, 논란 후보자들은 장관에 임명되더라도 직무 수행에 필요한 리더십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물론 문 대통령이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능력에 따른 발탁 인사’라는 입장을 밝힌 터라, 집권 여당이 공개적으로 임명에 반대하면 ‘레임덕 논란’을 키울 수 있다는 당 지도부의 우려를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문 대통령도 국회 논의 과정을 지켜본 뒤 임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만큼, 민주당은 좀더 당당하게 논란 후보자에 대한 적격·부적격 판단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문 대통령 역시 민주당 의견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게 바람직하다. ‘여기서 밀리면 레임덕’이란 생각으로 여론의 흐름을 거스르는 건 더 큰 혼란을 키울 뿐이다.

각료 임명의 최종 권한은 대통령에게 있지만,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 의견을 수렴해 그 권한을 행사하라는 게 인사청문회 제도의 취지다. 국회와의 소모적 갈등을 피하고 5년 차 국정을 원만하게 이끌기 위해선, 아쉬움이 남더라도 문 대통령이 한 걸음 물러서는 길밖에 없다. 임명 반대 여론이 압도적인 임혜숙·박준영 후보자만큼은 어떤 형식으로든 정리하는 것이 순리라고 본다.

국민의힘에도 당부한다. 장관직 수행에 부적격한 후보가 있다면, 그 사유와 의견을 인사청문보고서에 담아 청와대로 보내면 된다.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문제를 그와 별개인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과 연계하는 것은, 국민들 눈에 정국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정략으로 비칠 뿐이란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