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피포지(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에서 정상 토론 세션을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021 피포지(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가 31일 ‘서울선언문’ 채택을 끝으로 이틀 일정을 마무리했다. 모두 14개 문항으로 된 서울선언문은 오늘날 인류가 맞닥뜨린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주요 과제와 실천 의지 등을 두루 담고 있다. 국가 정상급 인사들과 국제기구 대표, 기업 대표 등 70여명이 참여해 합의한 선언문인 만큼 상호 신뢰에 기반한 적극적인 행동을 기대한다.
서울선언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항에 표현된 ‘포용적 파트너십’이다. 기후위기 대응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국가간, 계층간의 격차 확대를 해소하기 위한 ‘공정 전환’의 가치를 담은 것이다. ‘기후 선도국’들이 설정한 각종 규정이 개발도상국의 사다리를 걷어차고, 관련 산업 노동자들의 실업을 양산할 거라는 우려는 매우 현실적이다. 일부 기후 선도국의 대응만으로는 기후위기를 극복하지 못한다는 점에서도 공정 전환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가치다.
‘시장’을 강조한 대목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갖게 한다. 선언문은 식량안보 위기를 ‘시장 기반’으로 해결하고, 개발도상국을 위해 체계적인 시장 기반 해결 방안에 투자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에너지 전환에서 기업이 책임져야 할 비중이 막대하다는 점에서 불가피하다고 본다. 그러나 지금의 기후위기가 상당 부분 기업 활동에서 비롯된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ESG)이 ‘그린 워싱’(위장 환경주의)이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서울선언문에 대한 시민사회의 평가는 인색한 편이다. 정부의 의지를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선언문은 ‘탈석탄’을 강조하지만, 정부는 현재 진행 중인 석탄발전소 건설과 국외 석탄발전소 투자를 중단하지 않고 있다. 이번 선언이 정부 자신을 향한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강화된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오는 11월 유엔 기후변화당사국 총회에 제출해야 하는 건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