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앞줄 오른쪽)이 31일 국회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특별위원회에서 배석한 부처 간부들과 서류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신중식의원 ‘선대책 후협상’ 주장
범국민운동본부 “특위 재구성을”
범국민운동본부 “특위 재구성을”
한미 FTA 특위 첫 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문제를 국회 차원에서 다룰 ‘한-미 자유무역협정 특별위원회’가 31일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여야 의원 20명으로 구성된 특위는 이날 홍재형 열린우리당 의원을 위원장으로 선출하고, 송영길 열린우리당 의원과 윤건영 한나라당 의원을 여야 간사로 선임했다. 특위는 앞으로 매주 한 차례씩 회의를 열어 재정경제, 외교통상, 농림, 해양수산, 산업자원부 장관 등 관계 국무위원들을 출석시켜 금융, 산업, 무역, 농산물 등 부문별 대책을 협의하기로 했다. 활동 시한은 내년 6월 말까지로 잡혔다.
첫 회의에서 특위 위원들은 권오규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김종훈 한-미 자유무역협정 협상대표 등으로부터 지금까지 진행된 협상 내용을 보고받고, 문제점을 따졌다. 특히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협상을 진행했다는 주장과, 협상 전에 미국 쪽에 ‘4대 선결조건’을 미리 양보했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됐다.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은 정부 자료를 공개하며 “지난 2월의 협상개시 선언 하루 전날에 열린 정부 주최 공청회는 국민들의 의견을 듣기보다는 처음부터 무산을 염두에 두고 진행한 요식 행위 아니냐”고 따졌다. 또 미국이 요구한 4대 선결조건에 대해서도 “스크린쿼터 축소, 쇠고기 수입 재개, 자동차 배출가스 허용기준 적용 유예, 의약품 관련 투명성 제고 등은 한-미간 핵심 통상현안”이라며 “협상도 하기 전에 이를 미리 들어준 것은 국익의 훼손 아니냐”고 물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이 4대 선결조건을 요구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결과적으로 스크린쿼터를 빼고는 들어준 게 없다”고 답변했다.
신중식 민주당 의원은 “자유무역협정 협상이 국민적 합의 없이 졸속 추진되면 협상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특히 “농업 분야는 2조3천억원의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국내 농업 대책을 먼저 수립하고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며 ‘선 대책 마련 후 협상’을 요구했다.
앞서 ‘한-미 에프티에이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회 특위가 관련 업계 전문가의 참여를 배제한 채 요식 절차를 밟으려 하고 있다”며, 특위의 전면 재구성을 촉구했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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