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 이승희 의원
구청장 ‘판공비’ 일부 환수나선 광주 북구 이승희 의원
“‘배후’와 ‘의도’를 의심하더라구요. 황당하고 힘들었어요. 그래도 주민의 대표인 의원이기 때문에 악역을 피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언론기관과 시민단체를 상대로 구청장 업무추진비 3200만원을 되돌려받겠다고 나선 광주시 북구의회 이승희(41·민주노동당) 의원. 그는 다소 지친 모습이었다. 입술이 바짝바짝 타들어가는 긴장 속에 한달 남짓을 보낸 탓이다. 중압감과 책임감이 뒤섞여 예민해져서 밤잠을 이루기 어려웠단다.
“구청장이 주민세금을 잘못 썼다면 당연히 환수해야죠. 반환할 의사가 있는지 묻는 공문을 보내자 ‘당신은 깨끗하냐’ ‘뒷조사 해보겠다’ ‘남편은 무엇하냐’ 따위 반응이 흘러왔어요.”
2년치 자료분석…3천여만원 언론·시민단체로 지출 확인
“당신은 깨끗하냐” 반응속 한달넘게 ‘골리앗-다윗’싸움 그는 등원 직후인 지난해 8월 구청장 업무추진비 세부내역을 밝히라고 요구해 넉달 동안 승강이를 벌인 끝에 자료를 제출받았다. 자료를 확보하자 2004~2005년분 2년치 3억7712만원을 꼼꼼하게 분석했다. 분석 과정에서 8.4%인 3200만원이 행자부 지침을 어기고 사적 용도로 쓰이거나 증빙 서류없이 지출됐음을 확인했다. 대부분 언론기관과 시민단체에 10만~100만원씩 현금으로 건너간 기록들이었다. “시민단체를 환수대상에 넣을 것인지 고민했어요. 개인 돈으로 시민단체 후원금이나 격려금을 냈다면 몰라도 주민 세금이라면 얘기가 달라지죠.” 그는 지난달 12일 언론기관 23곳과 시민단체 6곳 등 모두 36곳에 사실확인과 반환의사를 묻는 공문을 보냈다. 회신 요구 기한인 2월28일까지 언론사 3곳에서 “받은 사실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나머지는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은 채 묵묵부답으로 대응했다.
“구청 자료엔 지출했다고 적혀있는데 명단에 오른 이들은 받은 적이 없다는 거예요. 주민 세금 수천만원이 공중에 떠버린 것이죠. 이 돈이 어디로 갔는지 따지는 일은 의원의 책무 아닌가요.” 이렇게 업무추진비를 감시하는 그도 북구의회 운영총무위원장을 맡아 한달 70만원씩 업무추진비를 집행한다. 분석과 환수를 추진하면서 업무추진비 쓰기가 한결 조심스러워졌다. 초반에는 70만원을 채우느라 낑낑댔지만 1~2월은 평균 10만원쯤 썼다. “1000원 때문에 눈물짓는 영세민이 아직도 많아요. 이번 일을 계기로 업무추진비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쓰이기를 기대합니다.” ‘골리앗’을 건드렸으니 해코지가 없겠느냐고 걱정하자 그는 “험한 말을 들었지만 두렵지는 않다”며 “소신껏 열심히 하면 주민들이 지켜주고 평가하리라 믿는다”고 무심하게 웃어보였다. 광주/글·사진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당신은 깨끗하냐” 반응속 한달넘게 ‘골리앗-다윗’싸움 그는 등원 직후인 지난해 8월 구청장 업무추진비 세부내역을 밝히라고 요구해 넉달 동안 승강이를 벌인 끝에 자료를 제출받았다. 자료를 확보하자 2004~2005년분 2년치 3억7712만원을 꼼꼼하게 분석했다. 분석 과정에서 8.4%인 3200만원이 행자부 지침을 어기고 사적 용도로 쓰이거나 증빙 서류없이 지출됐음을 확인했다. 대부분 언론기관과 시민단체에 10만~100만원씩 현금으로 건너간 기록들이었다. “시민단체를 환수대상에 넣을 것인지 고민했어요. 개인 돈으로 시민단체 후원금이나 격려금을 냈다면 몰라도 주민 세금이라면 얘기가 달라지죠.” 그는 지난달 12일 언론기관 23곳과 시민단체 6곳 등 모두 36곳에 사실확인과 반환의사를 묻는 공문을 보냈다. 회신 요구 기한인 2월28일까지 언론사 3곳에서 “받은 사실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나머지는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은 채 묵묵부답으로 대응했다.
“구청 자료엔 지출했다고 적혀있는데 명단에 오른 이들은 받은 적이 없다는 거예요. 주민 세금 수천만원이 공중에 떠버린 것이죠. 이 돈이 어디로 갔는지 따지는 일은 의원의 책무 아닌가요.” 이렇게 업무추진비를 감시하는 그도 북구의회 운영총무위원장을 맡아 한달 70만원씩 업무추진비를 집행한다. 분석과 환수를 추진하면서 업무추진비 쓰기가 한결 조심스러워졌다. 초반에는 70만원을 채우느라 낑낑댔지만 1~2월은 평균 10만원쯤 썼다. “1000원 때문에 눈물짓는 영세민이 아직도 많아요. 이번 일을 계기로 업무추진비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쓰이기를 기대합니다.” ‘골리앗’을 건드렸으니 해코지가 없겠느냐고 걱정하자 그는 “험한 말을 들었지만 두렵지는 않다”며 “소신껏 열심히 하면 주민들이 지켜주고 평가하리라 믿는다”고 무심하게 웃어보였다. 광주/글·사진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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