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많고 말많은 지방의원 국외연수
충북도의원 90%, 2년 연속 같은 나라·같은 감상문
시민단체 요구에 ‘격년제·테마형’ 개선안 내놔 똑같은 나라의 관광지를 돌고, 인터넷을 보고 비슷한 보고서를 내는 등 문제 많은 지방의원들의 국외연수 개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똑같은 연수= 충북도의원 31명 가운데 28명(90%)은 5천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해와 올해 이집트, 그리스, 터키에 다녀왔다. 지난해 9월18~29일 기획·행정위원회에 이어 산업·경제(11월8~17일), 올해 건설·문화(3월5~14일), 교육·사회(3월30~4월8일)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차례로 방문했다. 이들은 이집트 카이로, 그리스 아테네, 터키 이스탄불 등을 찾아 피라미드, 스핑크스, 아테네 신전 등 유명 관광지를 그대로 돌았다. 의회·대한무역진흥공사 무역관·양로원 등을 들르기도 했지만 1시간 안팎이었다. 그리스 고아원·양로원을 방문했던 교육·사회위 보고서에 “선진제도를 보고 듣는 것이 연수 취지다. 그러나 1960년대식 쓰레기 마을에 있는 고아원 견학을 통해 오늘 우리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썼다. 선진지 견학이 아니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똑같은 보고서=의원들이 연수 뒤 14일 안에 제출하는 연수 보고서의 형식과 내용은 거의 똑같다.
60~80쪽 분량의 보고서 내용 가운데 90%이상은 인터넷·관광안내서 등에서 짜깁기한 방문국의 크기·인구·기후 등 일반 현황과 관광 명소 소개다. 연수에서 얻은 지식 등은 1~2쪽이며, 의원·전문위원 등 1~2명이 쓴 연수소감은 여행 감상문에 가깝다. 특히 지난해 11월 그리스·터키·이집트를 방문한 산업경제위와 올해 3월 같은 곳을 방문한 건설·문화위원회의 보고서 가운데 일부는 토씨 하나까지 같았다. 달라지나=지난 2월 의원 국외연수 실태 보고서를 낸 청주부패방지네트워크 등이 의원들의 연수 개선을 줄기차게 요구하자 도의회는 격년제·테마형 연수 등을 뼈대로 한 국외여행 개선안을 내놨다. 의회는 지난 24일 의장·상임위원장단 회의에서 연수 개선안을 마련하고, 다음달께 본회의에서 의결할 참이다. 이에 대해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29일 성명을 내어 “도의회의 개선 의지는 환영한다”며 “관광성 연수와 내실 없는 보고서, 형식적인 심의 등 국외 연수 관행을 바로 잡아 기초의회까지 확산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시민단체 요구에 ‘격년제·테마형’ 개선안 내놔 똑같은 나라의 관광지를 돌고, 인터넷을 보고 비슷한 보고서를 내는 등 문제 많은 지방의원들의 국외연수 개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똑같은 연수= 충북도의원 31명 가운데 28명(90%)은 5천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해와 올해 이집트, 그리스, 터키에 다녀왔다. 지난해 9월18~29일 기획·행정위원회에 이어 산업·경제(11월8~17일), 올해 건설·문화(3월5~14일), 교육·사회(3월30~4월8일)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차례로 방문했다. 이들은 이집트 카이로, 그리스 아테네, 터키 이스탄불 등을 찾아 피라미드, 스핑크스, 아테네 신전 등 유명 관광지를 그대로 돌았다. 의회·대한무역진흥공사 무역관·양로원 등을 들르기도 했지만 1시간 안팎이었다. 그리스 고아원·양로원을 방문했던 교육·사회위 보고서에 “선진제도를 보고 듣는 것이 연수 취지다. 그러나 1960년대식 쓰레기 마을에 있는 고아원 견학을 통해 오늘 우리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썼다. 선진지 견학이 아니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똑같은 보고서=의원들이 연수 뒤 14일 안에 제출하는 연수 보고서의 형식과 내용은 거의 똑같다.
60~80쪽 분량의 보고서 내용 가운데 90%이상은 인터넷·관광안내서 등에서 짜깁기한 방문국의 크기·인구·기후 등 일반 현황과 관광 명소 소개다. 연수에서 얻은 지식 등은 1~2쪽이며, 의원·전문위원 등 1~2명이 쓴 연수소감은 여행 감상문에 가깝다. 특히 지난해 11월 그리스·터키·이집트를 방문한 산업경제위와 올해 3월 같은 곳을 방문한 건설·문화위원회의 보고서 가운데 일부는 토씨 하나까지 같았다. 달라지나=지난 2월 의원 국외연수 실태 보고서를 낸 청주부패방지네트워크 등이 의원들의 연수 개선을 줄기차게 요구하자 도의회는 격년제·테마형 연수 등을 뼈대로 한 국외여행 개선안을 내놨다. 의회는 지난 24일 의장·상임위원장단 회의에서 연수 개선안을 마련하고, 다음달께 본회의에서 의결할 참이다. 이에 대해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29일 성명을 내어 “도의회의 개선 의지는 환영한다”며 “관광성 연수와 내실 없는 보고서, 형식적인 심의 등 국외 연수 관행을 바로 잡아 기초의회까지 확산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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