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포항수성사격장 아파치 헬기훈련 중단키로

국민권익위 조정기간 동안 잠정중단

8일 세종시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전현희 위원장 주재로 열린 '포항 수성사격장 집단민원 조정 준비회의'에서 사격장 반대대책위원회 정석준 공동대표가 수성사격장 아파치헬기 사격 훈련 중지 및 사격장 폐쇄를 요구하며 발언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 제공

국방부가 오는 9일부터 3월까지 경북 포항 수성사격장에서 계획된 아파치 헬기 훈련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집단민원 조정 개시에 따른 것이다.

권익위는 8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회의실에서 전현희 위원장 주재로 포항시 장기면 주민들로 구성된 포항수성사격장 반대대책위원회(대책위), 국방부 차관, 해병대 제1사단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집단민원 처리를 위한 준비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 권익위는 조정착수 전 협의를 위해 조정기간 동안 국방부의 아파치 헬기 훈련 중단을 요청했고, 국방부가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9일부터 3월까지 훈련이 잠정 중단됐다. 권익위는 앞으로 군 사격 소음·진동 관련 조사반을 구성해 주민 피해현황을 조사하고, 사격장 관계기관을 방문해 민원해결을 위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권익위는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불편·부담을 주는 사항의 제도개선과 다수인 관련 갈등사항은 중재·조정을 할 수 있다.

앞서 대책위 2803명은 지난달 19일 권익위에 ‘헬기사격 중단과 수성사격장 이전 또는 완전 폐쇄’를 요구하는 집단 고충민원을 제기하는 한편, 지난 2일부터 주민 200여명이 사격장 진입로를 농기계로 막는 등 시위·집회를 하며 갈등이 격화된 바 있다.

전현희 권익위원장은 “지난 55년간 군 사격 소음·진동으로 고통받으며 살아온 사격장 주변 주민들의 권익과 생존권은 매우 중요한 가치이고, 주한미군 아파치 등 사격훈련 또한 대한민국의 안보 및 한미동맹과 연관된 중요한 문제”라며, “국민권익위는 국민의 권익과 생존권을 보호하는 기관으로서 두 가치의 충돌과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