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호 영입인재인 조동연 신임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브로치’에 비유한 김병준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의 발언을 “여성비하”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1일 논평을 통해 “공당의 영입 인재를 장식품으로 묘사하는 것은 그의 인생관과 의식 수준을 반영한다”며 “김 위원장의 이런 발언은 시대착오적이며, 안보전문가이자 여성 교육자인 당사자에 대한 심각한 모욕적 언사”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조 교수 영입을 평가해달라는 요청에 “적절한 비유는 아닌데 전투복 비슷한 것을 입고서 거기에 아주 예쁜 브로치를 단 것”이고 말했다. 이어 “액세서리 같은 기분이 든다. 이분이 보기는 좋은데 무슨 대중운동을 크게 한 것도 아니고 대규모 조직을 운영한 경험도 없고, 학자로서 역량을 다 보여주신 분도 아직은 아니다”며 “이런 분이 상임선대위원장을 한다는 것은 20대·30대를 향한 일종의 전투복 위에 브로치를 단 정도 아닐까”라고 평가했다. 1982년생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군인으로 복무한 조 교수의 선대위에서의 역할을 ‘보여 주기용’으로 축소한 것이다. 고 수석대변인은 “자의적 기준을 세워놓고 여기에 맞지 않으면 중책을 맡길 수 없다는 주장은 용감하다 못해 무지하게 여겨진다”며 “김 위원장의 주장은 기득권 질서에 순응한 사람, 줄서기로 기회를 얻은 자만이 중책을 맡을 자격이 있다는 말로 들린다”고 지적했다.
전용기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도 페이스북에 “여성에 대한 혐오와 비하는, 곧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정당화하는 문화와 인식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일종의 차별 선동행위”라며 “젠더 감성의 대가이신 이수정 교수는 이 발언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적었다.
논란이 확산되자 이날 오후 김 위원장은 입장문을 내어 “여성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겉만 화려한 이력을 가진 사람의 영입을 지적한 것”이라며 “악세사리나 브로치를 여성만이 사용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놀랍다. 그가 남성이라도 같은 표현을 썼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분의 화려한 경력이 사실이 아니라는 의혹이 이미 일고 있지 않는가”라며 “민주당은 좋은 이력을 가진 사람을 영입하여 그 정체성을 호도하려는 행위를 그만두어야 한다”고 했다.
심우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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