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16일 국회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를 찾아가, 국민연금 등 현안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유 장관은 그동안 한나라당과 불편했던 관계를 의식한 듯 내내 깎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특히 “박 대표를 직접 만나기가 쉽지 않다”며, 부탁 사항을 적은 수첩을 꺼내 이야기하는 적극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 대표는 “지금의 국민연금 제도라면 2047년께 재정이 고갈돼 저소득층 국민들이 사각지대에 놓인다”며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기초연금제를 받아들이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유 장관은 이에 대해 “저는 한나라당의 (기초연금제 도입) 견해에 대해 2003년 국회에서도 일리가 있다고 말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박 대표가 “장관을 맡으니 행동에 부담을 느끼지 않느냐”고 안부 인사를 하자, 유 장관은 “행정부의 장관은 책임을 지는 자리인데다 대통령을 대신하는 측면도 있어 누가 안 되려고 몹시 조심스럽다”고 웃으며 답했다. 박 대표는 “오는 말이 고우면 가는 말도 좋다”라며 에둘러 유 장관에게 부드러운 언행을 주문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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