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전의원 ‘DJ 치매 발언’ 맹비난…본인은 “기억없다”
전·현직 유력 정치인을 ‘치매 노인’ ‘개똥녀’ 등으로 폄하하는 ‘막말 정치’가 벌어지고 있다.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 22일 한 교육행사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겨낭해 “김정일이 공항에서 껴안아 주니까 치매 든 노인처럼 얼어서 있다가 합의한 게 6·15선언 아니냐”고 말했다고 한 인터넷 언론이 보도한 게 발단이 됐다.
박용진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24일 논평을 내어 “생각나는 대로 내뱉는다면 그것은 배설과 다를 바 없다”며 “한나라당과 박근혜 대표가 이번 배설물을 깨끗이 치우고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박 대표는 지하철에서 개똥을 치우지 않고 내려, 국민에게 비난받았던 ‘개똥녀’가 될지도 모른다”며 “박 대표가 ‘여의도의 개똥녀’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심하게 비꼬았다.
우상호 열린우리당 대변인도 “자신이 날린 말의 비수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가 되어 오랫동안 고통으로 남을 것인가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며 “‘전여옥’이란 이름이 독설과 망언의 대명사로 기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은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과 함께 다음주에 전 의원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기로 했다.
김재두 민주당 부대변인은 “인간이 젊어서도 치매가 든다는 것을 전 의원을 통해 알았다”며 “치매가 아니라면 국회의원 배지를 달 자격이 없으니 즉각 국회를 떠나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나 전 의원은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치매’란 말을 쓴 기억이 없다”고 부인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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