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희 때문에 이재오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최연희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의 조속한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는 진수희 의원의 발언 도중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시·도당 곳곳 불거져…중앙당 암행 감찰단 가동
한나라당이 5·31 지방선거 공천과정에서 금품 수수설과 특정인사 반대 집회 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중앙당에서는 암행 감찰단과 ‘클린 공천’ 상황실을 꾸리고 있지만, 각 시·도당에서 불거지는 문제들을 막아내기엔 힘이 부치는 모습이다. 당내에서는 “중앙당의 공천 심사권이 시·도당으로 넘어가 통제가 쉽지 않다”는 우려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서울 송파지역 당원 1천여명은 10일 박계동 의원(송파 을)의 사무실과 염창동 중앙당사 앞에서 외부인사 낙하산 공천에 반대하는 집회를 벌였다. 이들은 “박 의원이 지역 기여도가 없는 외부 인사를 밀실공천하려 한다”며 “송파지역 공천 신청자를 우선 배려해 공정한 경선을 치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 쪽은 “여성단체와 여성 구청장을 내겠다고 약속했는데, 송파지역이 여성 구청장을 내기 적합해서 여성을 공천하기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기도지사 후보 공천을 신청했지만 경기도당에서 입당 허가를 받지 못한 이범관 변호사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경기도당의 입당 보류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며 중앙당 차원의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경기 의정부에서는 한 시의원이 홍문종 경기도 공천심사위원장의 대리인 행세를 하며 2명의 구의원 공천 희망자한테서 1천만원을 받았다가 돌려줬다는 제보가 접수돼 중앙당이 조사에 들어갔다. 서울 성북구에서도 공천을 신청한 현직 구청장이 일부 시의원에게 50만원의 돈을 준 혐의로 구 선관위에 고발장이 접수되기도 했다. 불협화음이 커지자 중앙당에서는 암행 감찰단이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감찰단 소속인 정종복 의원은 “충북도당 사무처장인 송아무개씨가 공천 신청자들에게 전횡을 일삼고 당을 분란시켜 지역에 내려가 조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공천 비리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가만두지 않겠다”며 “감찰단 조사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의혹이 제기되는 지방선거 관련 부정, 비리는 한건도 빠짐없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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