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에서 대승을 거둔 한나라당 의원들이 31일 밤 서울 염창동 당사 1층에 마련된 선거상황실에서 개표상황을 지켜보다 웃으며 이야기하고 있다. 이종찬 기자 rhee@hani.co.kr
[한나라당 진로]
한나라당은 사상 초유의 압승으로 정국 대응에 한층 여유를 갖게 됐다. 그래도 곧바로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7월 전당대회 체제에 돌입하고, 당내 대선 예비주자들의 경쟁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허태열 사무총장은 31일 “지방선거 뒤에는 전당대회에 집중해야 한다”며 “전당대회 지침 마련과 후보 등록 일정 등을 감안하면 다음주께는 전당대회 준비위원회를 구성하려 한다”고 말했다.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것이다.
7월10일 전후로 예정된 전당대회는 내년 상반기 치러질 대선 후보 경선을 관리할 지도부를 뽑는 자리다. 그만큼 대선 예비주자들의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당대회에 앞서 박근혜 대표는 오는 6월16일께 사퇴할 예정이며, 이명박 서울시장과 손학규 경기지사도 6월말 임기를 마치고 ‘야인’으로 돌아온다. 이들은 퇴임 뒤 사용할 사무실을 마련하는 등 대선 레이스를 위한 ‘몸풀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대선 예비주자들이 전당대회에서 ‘정면 대결’을 펼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당 분열을 막고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중립적인 인사가 새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인식이 당내에 꽤 퍼져있기 때문이다. 허태열 사무총장도 “당내 균열을 일으키거나 차기 대선 후보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전당대회가 돼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소장파 의원들은 이런 이유에다 ‘지속적인 당 개혁’이라는 명분을 얹어 박세일·윤여준 전 의원 등 외부인사를 당 대표감으로 거론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지사 당선에 큰 역할을 하면서 위상이 높아진만큼, 전당대회와 대선 후보 경쟁에서 소장파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한편, 여권발 정계개편이나 개헌논의는 한나라당에 당장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시장, 이재오 원내대표 등은 현 정부 임기내 개헌이나 정계개편 논의에 분명한 반대 뜻을 밝혔다. 한 의원은 “지방선거 압승에 이어 7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도 승리가 예상되는데 누가 흔들리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전당대회가 당내 세력 가운데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결과로 끝나거나, 대선 예비주자들이 이해충돌을 일으킬 경우 정국의 새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또 여권을 중심으로 ‘반한나라당 연대’가 짜여질 경우, 한나라당에서도 다른 정파나 뉴라이트 세력 등과 연합을 도모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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