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의원 막무가내 ‘내몫찾기’
한나라는 8자리 모두 결정
한나라는 8자리 모두 결정
국회는 19일 의장단을 선임한데 이어, 20일 14개 상임위원회와 5개 상설특위 위원장단 인선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한나라당은 할당된 여덟 사람의 위원장을 확정했으나, 열린우리당은 몇몇 의원들이 끝까지 고집을 부려 막판까지 인선에 진통을 겪었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선 “5·31 지방선거에 참패하고도 여전히 염불보단 젯밥에 신경쓴다”는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은 19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법제사법위원장 안상수 △교육위원장 권철현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장 임인배 △농림해양수산위원장 권오을 △산업자원위원장 이윤성 △환경노동위원장 홍준표 등 3선 의원 여섯 명을 논란없이 위원장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재정경제위원장과 여성가족위원장 자리엔 2명의 후보가 나서 표결까지 가는 곡절을 겪었다. ‘내부 교통정리’를 꾀했지만, 후보들이 저마다 전문성을 주장하며 경선불사를 고집한 탓이다. 결국 3선의 정의화 의원이 69표를 얻으며 40표에 머문 재선의 이한구 의원을 따돌리고 재경위원장에 당선됐다. 또 초선의 문희 의원이 62표를 얻어 역시 초선인 이계경 의원(45표)을 누르고 여성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열린우리당은 상임위원장을 차지하려는 몇몇 의원들이 막무가내로 버티는 바람에 우여곡절을 겪으며 한나라당보다 인선이 늦어졌다. 한 중진급 재선 의원은 “상임위원장을 주지 않으면 중대결심을 하겠다”며, 사실상 탈당 배수진을 치는 등 생트집을 부린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관광위원장과 통일외교통상위원장 등 인기가 높은 자리에 지원자가 몰린 것도 인선의 어려움을 가중시켰다고 한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과거 상임위원장을 했거나 그동안 주요 당직을 맡았던 의원은 선수가 높더라도 배제한다는 기본원칙을 세웠지만, 정책위의장과 예결위원장을 했던 홍재형 의원 등은 강력히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여성 의원들도 이날 따로 모여 여성몫으로 배정된 윤리특위위원장 인선 방안을 논의했으나 내부적으로 의견이 갈려 결국 원내대표에게 위임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열린우리당의 한 당직자는 “당이 절박한 위기상황에 빠져 있는데도 의원들이 제몫 챙기기에만 혈안이 돼 있는 것같다”고 혀를 찼다.
성연철 이태희 기자 sych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