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지난 15일 지인들과 지리산에 오르며 자신과 강재섭 대표의 대화 내용이 실린 기사를 읽고 있다. 구례/연합뉴스
이재오 최고위원 사퇴 내비쳐
한나라당 7·11 전당대회의 후유증이 심상치 않다. 지난 14일 강재섭 대표가 전남 순천 선암사로 이재오 최고위원을 찾아간 뒤, 갈등의 폭이 되레 커지는 모양새다.
16일, 이 최고위원 쪽의 목소리는 한층 굵어졌다. 이 최고위원을 만난 한 의원은 이날 “이 최고위원은 자신에게 쏟아졌던 ‘색깔론’에 대해 강 대표가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전당대회의 불공정 경선 의혹에 대해서도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 최고위원과 함께 선암사에 머물고 있는 진수희 의원은 “이 최고위원은 강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대승적(으로 생각하겠다)’이라고 말하지 않았는데, 당에서 아전인수식으로 이런 표현을 한 것처럼 언론 브리핑을 했다”며 “강 대표가 상황을 너무 쉽게 인식하는 것같다”고 말했다.
당사자인 이 최고위원은 이날 언론 접촉을 피하며 고민을 계속했다. 그렇지만 그는 지난 15일 지인 30여명과 지리산에 오르며 “내가 수구보수 지도부에 있으면 우파대연합을 이룰 수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최고위원직 사퇴 가능성까지 내비친 셈이다.
하지만 강 대표 쪽은 “수해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할 말이 없다”고 냉정한 반응을 보였다. 이 최고위원 쪽이 요구하는 ‘추가행동’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태도다.
당 내부에선 아직은 이 최고위원이 사퇴로까지 치닫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경선 직후 최고위원 수락연설까지 한 그가 ‘경선 불복’과 당 분란으로 비치는 행동을 감수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1차적 논거다. 전국적인 폭우 피해와, 이 전 시장에게 돌아갈 부담도 짐으로 거론된다.
물론 일부에선 “지도부 밖에서 ‘비주류의 수장’으로 확실한 목소리를 내는 게 낫다”는 주장도 여전히 나오고 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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