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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용산기지 청문회’ 한나라 반대로 연기

등록 2006-09-14 19:17

11월 이후로 미뤘지만 실시 여부 불투명
국회가 2년 전 국민에게 약속한 ‘주한미군 용산기지 이전 청문회’가 한나라당의 반대로 오는 28일 열리지 못하고 미뤄졌다. 정기국회 일정을 감안할 때 사실상 11월 이후로 넘어갔는데, 이마저도 실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는 지난 13일 전체회의를 열어 용산 미군기지 이전 협정에 대한 청문회 안건을 처리하려 했으나, 한나라당 의원들이 정부의 준비 부족과 전시 작전통제권 논의 등의 이유로 반대해 상정 자체가 연기됐다.

열린우리당 간사인 임종석 의원과 한나라당 간사인 진영 의원이 사전에 조율한 이 안건은, 오는 28일 하루 동안 비공개로 청문회를 진행한다는 게 뼈대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윤광웅 국방부 장관, 차영구 전 국방부 정책실장, 위성락 전 외교통상부 북미국장 등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안건도 포함돼 있었다. 국회는 지난 2004년 12월 용산기지 이전 비준동의안을 통과시키면서 나중에 청문회를 실시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통외통위 전체회의에서 진영 의원은 “잠정 합의한 안건에 대해 (점심 때) 한나라당 의원들과 논의한 결과, 지금 청문회를 실시하면 내용에 충실할 수 없고 전시 작통권 문제로 대립 상황이어서 부적절하다고 의견이 모아졌다”며 “추후에 다시 논의해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박종근 한나라당 의원은 “정부가 예산이 얼마나 들 것인지 소상히 국회에 보고할 준비가 안 돼 있다”며 “정부가 마스터플랜을 보고할 수 있을 때 하자”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도대체 여기에 뭔가 엄청난 게 숨겨져 있지 않고는 정부, 여당, 모든 국회의원들이 이렇게 교묘하게 발을 뺄 수 있느냐”며 “국회의원이 국민에게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기지이전 비용이 얼마인지 살펴야 하지 않느냐”고 성토했다. 임종석 열린우리당 의원도 “과도하게 예산이 늘어난다면 국회 재동의 여부를 검토해야 할 정도로 중요한 문제”라며 청문회 실시를 주장했다.

결국 이날 회의는 여야가 청문회 일정을 재논의하기로 의견을 모으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임종석·진영 두 간사 의원은 “10월 국정감사와 11월 초 대정부질문 등의 일정을 감안할 때 11월 중순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11월에는 청문회가 열릴 것으로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무엇보다, 한나라당에 부정적인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박희태·김용갑 의원 등은 이날 통외통위 비공개회의에서 “청문회를 하려면 비준동의안을 통과시키기 전에 했어야지 이제 와서 왜 하느냐”라고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열린우리당 내부에서도 정부와의 관계 때문에 청문회 실시를 부담스러워하는 기류가 존재한다. 또 11월 이후로 넘어가면 여야 대립으로 국회가 파행되면서 청문회 실시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권영길 의원 쪽은 “오는 25일 통외통위 전체회의에서는 청문회 일정을 반드시 확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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