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은 27일 전날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국정감사장에서 한나라당 김용갑(金容甲) 의원이 광주를 `해방구'로 표현해 물의를 빚은 데 대해 "한나라당의 정체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망언이자 색깔공세"라며 한목소리로 성토했다.
우리당과 민주당은 김 의원의 의원직 사퇴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지도부의 공개사과, 출당 조치 등강력한 조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문제가 된 발언은 "지난 6.15 민족 대축전 당시 광주에서 주체사상 선전 홍보물이 거리를 돌아다니고 교육현장에서 사상주입이 이루어졌으며, 행사기간 2박 3일 동안 광주는 해방구였다"고 한 부분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북한정권의 대변인'이라고 지칭하고 참여정부의 대북정책을 `대한민국을 팔아먹는 것'이라고 한 대목.
우리당 노웅래(盧雄來)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브리핑을 통해 "김용갑 의원은 어제 국감에서 참여정부 대북정책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수준을 넘어 정부와 우리 체제를 전면 부정하는 망언을 하고도 사과하지 않고 있다"면서 "국회의원이라고 하기엔 낯 뜨거운 망언과 망동이자 제 정신으로 하는 말인지 의심이 가는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노 부대표는 이어 "김 의원의 발언은 개인이 아닌 한나라당의 정체성을 상징적이고 웅변적으로 보여주는 발언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면서 "한나라당 지도부는 이런 터무니없는 색깔공세가 한나라당의 입장인지 분명히 밝히고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지역 열린우리당 소속 강기정(姜琪正) 김동철(金東喆) 양형일(梁亨一) 염동연(廉東淵) 김태홍 (金泰弘) 정동채(鄭東采) 지병문(池秉文) 의원 등 7명은 성명을 통해 "김 의원의 망언은 민주주의를 위한 광주시민의 희생과 노력을 욕보이는 행위로서 엄중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한나라당은 김 의원을 제명하고 광주시민들께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김재두(金在杜)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김 의원의 `광주 해방구' 발언에 대해 "즉각 망언을 사과하고 의원직을 사퇴하라"며 "한나라당이 냉전 수구세력의 표상인 김용갑 의원을 감싸고 있는 한 서진(西進) 정책과 집권의 꿈은 일장춘몽에 그칠 것"이라며 한나라당 지도부에 대해 광주시민에 대한 사과와 김 의원의 출당을 요구했다.
우리당은 또 한나라당 대권주자인 손학규(孫鶴圭) 전 경기지사가 전날 백령도를 방문하는 선상에서 기자들과 만나 "노 대통령은 거의 송장, 시체가 다 돼 있는데 비판해서 뭐 하느냐"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국가원수에 대한 도를 넘은 막말이자 명예훼손"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노 부대표는 "손 전 지사는 대통령 후보를 준비하기 이전에 초등학교로 돌아가 국가원수에게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도록 예절교육을 받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정윤섭 기자 jamin74@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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