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소장파 핵심인 원희룡 의원이 17일 서울 염창동 당사 기자실에서 당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한 뒤 지지자들의 연호를 받으며 당사를 나서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한나라 경선 뛰어들어…소장파 지지 ‘묵묵부답’
한나라당 소장파 핵심인 원희룡(42) 의원이 17일 대선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원 의원은 이날 염창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합리적인 개혁과 안정, 진보를 함께 추구하는 국민의 지지를 증폭시키겠다는 각오로 출마를 결심했다. 제대로 일하고 보람있는 한국을 만들기 위해 미래를 지향하고 세계를 겨냥한 국가 개조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첫 정책으로 근로소득세 폐지와 종합부동산세 강화를 내놔 서민과 중산층을 주된 지지층으로 삼겠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그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지도층의 도덕적 의무)를 다하고 서민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보수라야 정권을 되찾고 국민 사랑을 받는다”며 기존 근로소득세가 면제된 535만여 노동자들에 더해 과세표준 4천만원(연봉 5천만원~5800만원) 이하인 600만 노동자들의 근로소득세를 단계적으로 폐지하자고 제안했다. 원 의원은 이를 통해 월 20만~49만원의 세제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근로소득세 폐지로 생기는 5조3170억원(2004년 기준)의 정부 재원 부족분은 9억원 이상 고가 주택에 대한 종부세 강화로 메우겠다”고 밝혔다.
원 의원 출마로 이명박-박근혜 두 사람이 각축하는 당내 경선구도에 변화가 오리란 전망은 많지 않다. 개혁 성향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의 3위 다툼이 관심이란 지적이 많다. 원 의원은 “꿋꿋이 기복없이 나아가겠다”며 경선에 끝까지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원 의원의 출마 선언에 동료 소장파 의원들은 끝내 지지를 표시하지 않았다. 원 의원 스스로 “외롭게 가는 길”이라 할 정도였다. 그가 소속된 ‘새정치수요모임’은 15일까지 원 의원의 출마 지지 여부를 두고 토론을 벌였으나 지지 결론을 내지 않았다. 상당수 소속 의원들이 각자 정치적 미래에 관한 현실적 판단을 앞세워 이미 유력 대선 주자들의 영향력 아래 들어간 탓이다. 남경필 의원만이 이날 “손학규, 원희룡 두 사람이 서로 협력하고 경쟁해 중도개혁세력의 외연을 넓히도록 뒷받침할 것”이라는 정도의 성명을 냈을 뿐이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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