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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의정회는 어떤 조직?

등록 2007-04-24 19:11수정 2007-04-24 23:38

대선 후보별 팀장까지 둔 ‘로비 별동대’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정치권 로비 중심에는 ‘한국의정회’(회장 박희두)라는 협회 내 별개 조직이 있다.

이번에 파문을 일으킨 장동익 의협 회장의 녹취록도 그가 의정회를 폐지해야 한다는 내부 주장을 반박하느라 의정회 자금으로 정치권 로비를 한 ‘성과’를 장황하게 설명하는 과정이 녹음된 것이다.

의정회는 1970년 4월 의정회 규약을 토대로 발족됐고, 주로 의협의 이익과 결부된 의료정책 관련 로비를 도맡았다. 지난달 18일에는 유력 대선 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박희두 회장은 간담회 뒤 의학 전문 인터넷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대선에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지지하며 특정 후보에 ‘올인’했지만 의료계는 쓴맛을 봐야 했다”며 “이번에는 특정 인물에 대한 집중보다는 후보들의 성향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접촉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의정회는 대선 후보별로 팀장을 두고 대선대책위원장을 추대할 만큼 조직적으로 움직여왔다.

의협과 의정회는 형식적으로는 별개 조직이지만, 의협 회장이 의정회 당연직 고문으로 직접 회의에 참가한다. 의정회 규약은 “회계 관리는 대한의사협회에 위탁 관리함을 원칙으로 해 특별금고로 운영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청한 한 의협 관계자는 “의정회는 협회의 로비를 위해 만들어진 단체”라며 “협회가 나서서 국회나 정부에서 준비 중인 정책들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한 뒤 관련자들과의 만남을 주선하면 협회와 의정회가 팀을 이뤄 만난다”고 말했다. 그는 “이때 의정회의 자금을 이용한 로비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비 자금은 의협 회원이 내는 의정회비에서 나온다. 회원들이 해마다 내는 60만원 정도의 협회비 안에는 의정회비 명목으로 4만~6만원이 포함돼 있다. 의정회가 집행하는 돈은 한 해 9억원~15억원으로 추정될 뿐 정확한 액수는 알려지지 않았고, 이 자금에 대해서는 회계·감독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녹취록을 보면 장 회장은 “1년에 의정회가 쓸 수 있는 돈이 4억~5억원”이라며 “진짜 이것은 떡값 정도”라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청한 한 의협 대의원은 “음성적인 의정회 자금의 투명한 회계를 대안으로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는 의정회 폐지의 정당성을 확인하는 것으로, 의정회 폐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도의사회장단도 24일 장 회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설립 근거가 없는 의정회를 없애거나 합법적인 단체로 바꾸겠다는 뜻을 밝혔다. 허정 광주시의사회 회장은 “앞으로는 개인적으로 정당에 가입해 정치 세력화를 꾀하는 쪽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의정회가 사라지면, 의료계의 로비단체로 알려진 치과의사들의 ‘치정회’, 약사들의 ‘약정회’, 한의사들의 ‘한정회’ 등의 존폐 여부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하어영 이정훈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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