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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이-박 서로 ‘못 믿을 사람’

등록 2007-05-16 19:42수정 2007-05-17 15:05

“이명박 흠결많은 장사꾼”
“박근혜는 참 못된 사람”
감정의 골 더 깊어져
‘8월 경선이 이뤄지더라도,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 과연 손을 잡을 수 있을까?’

한나라당 내분이 가까스로 수습됐지만, 당 안팎에서는 아직도 이런 의문이 가시지 않는다. 최근 경선 규칙을 둘러싼 내분 과정에서 두 사람의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는 게 양쪽 진영 인사들의 솔직한 얘기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두사람의 깊은 불신이 한나라당 내분의 근본 원인이라는 시각이 당내에는 많다.

이 전 시장을 바라보는 박 전 대표 쪽의 정서는 한 마디로 ‘못 믿을 사람’이라는 것이다. 박 전 대표 쪽의 한 의원은 “이 전 시장은 기본적으로 ‘장사꾼’이라고 본다. 모든 판단 기준이 돈과 이익이고, 실리라면 뭐든지 덤벼드는 위험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캠프 사람들은 “이명박은 흠결이 너무 많아, 대통령이 될 수 없고, 돼서도 안 되는 사람”이라고 공공연히 말하고 다닌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제40회 5·16 민족상’ 시상식에 참석해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와 이야기하고 있다. 〈시사뉴스〉 제공 연합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제40회 5·16 민족상’ 시상식에 참석해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와 이야기하고 있다. 〈시사뉴스〉 제공 연합

박 전 대표 본인의 인식도 이런 정서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는 이 전 시장 검증 얘기가 나왔을 때, 측근들에게 “어떻게 이런 분이 대통령 후보로 나설 수 있죠?”라고 말했다고 한다. 근본적인 불신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박 전 대표는 선거법 위반 전력과 신고재산만 100억원대인 이 전 시장을 ‘청렴하지 않다’고 보는 인식도 가진 듯하다. 그는 지난 14일 “법을 어기고 부패한 사람이 앞서가는 나라는 선진국이 아니지 않으냐”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이 전 시장을 가리켜 “군대를 동원해서라도 행정수도 이전을 막겠다는 분과 합동유세를 했으면 (4·25 재보궐선거에서) 표가 떨어졌을 것”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한 측근 의원은 “이 전 시장에 대한 박 전 대표의 인간적 신뢰가 바닥났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말’로 받은 상처도 깊다. 박 전 대표는 지난 4일 서울 염창동 당사서 이 전 시장을 만난 자리에서 “나보고 ‘애 못 낳는 사람’이라고 하지 않았냐”고 따졌다.


이 전 시장도 박 대표에 대한 감정이 안 좋기는 마찬가지다. 올 들어 ‘후보 검증’ 논란을 거치면서 더욱 악화됐다고 한다. 이 전 시장의 한 측근 의원은 “(지난 1월 박 전 대표 쪽의) 유승민 의원이 ‘우리가 직접 검증할 수도 있다’고 했을 때부터 박 전 대표에 대한 이 전 시장 감정이 결정적으로 틀어졌다”고 전했다. 다른 측근은 “이 전 시장이 (박 전 대표 쪽의) 네거티브를 지켜보면서 박 전 대표에 대해 ‘참 못된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재보궐선거가 치러진 4월25일 아침 박 전 대표 쪽 유승민 의원이 한 라디오에 출연해 “경부운하는 국민을 속이는 거짓말”이라고 주장한 것을 듣고, 측근들에게 “어떻게 중요한 투표일에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냐. 한나라당 후보를 찍지 말라는 말 아니냐”며 격노했다고 한다. 경선 규칙 갈등이 고조됐을 때, 이 전 시장의 측근들은 “우리가 이번에 양보해도 박근혜 전 대표는 계속 우리에게 딴지를 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박 전 대표의 보수적 이념 성향에도 거부감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05년 말~2006년 초 박근혜 당시 대표가 주도한 사립학교법 장외투쟁에 대해 “이재오 원내대표가 아니었으면 아직까지 사립학교법 투쟁을 계속하고 있을 것”이라고 비판한 적이 있다.

정치권에서는 11살 차이인 이 전 시장(66)과 박 전 대표(55)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각각 현대건설과 청와대에 있으면서 서로의 ‘과거’를 직·간접적으로 봐온 터라, 은연중에 서로를 낮춰서 볼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황준범 이유주현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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