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29일부터 정책토론회
이명박-박근혜, 거센 공방 예고
한나라당 경선 후보들이 29일부터 4차례에 걸쳐 열리는 정책토론회에 온힘을 쏟고 있다. 정책으로 범위가 한정되긴 했지만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 공개석상에서 처음으로 직접 공방을 주고 받기 때문이다. 경선전 초반의 판세가 여기서 갈릴 가능성도 있다.
이명박, ‘경제 지도자’ 부각= 이 전 시장 쪽은 경제 지도자란 점을 집중 부각해 대세론을 굳힐 작정이다. 경제분야 주요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 사업의 타당성을 설득하고 ‘대한민국 7·4·7 구상’(7% 경제성장률, 4만달러 국민소득, 세계 7대 강국 진입)을 강조한다는 방침이다. 이 전 시장은 27일 정책팀과 함께 시내 모처에서 모의토론회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해진 공보특보는 “이 전 시장은 토론에 굉장히 강하다. 이번 기회에 해박하고 폭넓은 지식, 설득력 있는 논리를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전 시장쪽은 이날 사공일 전 재무부 장관, 유종하 전 외무부 장관, 안병만 전 한국외대 총장 등이 포함된 130여명의 정책 자문단을 발표했다. 정책 자문단은 대부분 현직 교수들로 이뤄져 있는데, 이 전 시장 캠프의 박형준 대변인은 “2차 자문단 명단도 곧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종합적 국가지도자’ 강조= 박 전 대표 쪽은 종합적인 국정 능력을 갖춘 지도자란 점을 부각할 예정이다. 이 전 시장의 경제 지도자론은 ‘과거 토목경제 시대의 허구’라고 논박하는 한편, 박 전 대표야말로 세계화, 지식경제 시대에 맞는 원칙과 비전을 갖춘 지도자란 점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최경환 의원은 “기업은 이윤을 극대화하면 그만이지만 국가지도자는 외교, 안보, 교육 등 각 분야의 총체적인 능력이 결합되어 있어야 한다”며 “이 점에서 과거 야당 대표 경험이 있는 박 전 대표가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주말에 경제분야 자문단과 함께 예상질문과 쟁점을 검토하며 토론회 준비에 열중했다. 박 전 대표 쪽은 이번 토론회를 역전의 발판으로 삼겠다며 벼르고 있다.
한편, 경선 출마선언을 한 홍준표 의원은 “반값 아파트, 재벌 소유구조 개선 등의 정책으로 서민의 대변자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각오를 말했다. 원희룡, 고진화 의원은 각각 “근로소득세 폐지”와 “지속 가능한 성장” 등의 정책을 통해, 차별성과 대안세력으로서의 가능성을 부각할 작정이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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