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나라당 경선후보를 지지하는 ‘한나라당을 사랑하는 전국 당원모임’ 회원들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광주 연설회 연기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박근혜 후보쪽,이상득·이재오 징계 요구도
26일 부산연설회 예정대로…광주는 내달 5일
26일 부산연설회 예정대로…광주는 내달 5일
한나라당의 합동연설회 연기 파문은 24일 이명박-박근혜 양대 후보의 과열방지 서약서 제출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박근혜 후보 진영은 “이명박 후보와 당 지도부에 대한 인내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며 불신과 분노를 삭이지 못하는 분위기다.
전날 당 지도부의 합동연설회 잠정연기 방침에 강하게 반발했던 박근혜 후보 쪽은 이날 박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열었다. 박 후보 쪽은 ‘향후 텔레비전 연설과 합동연설회를 일정대로 진행하라’는 결론을 내리고 안병훈·홍사덕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박관용 당 경선관리위원장에게 이런 뜻을 전했다. 박 후보 쪽은 과열방지 서약서를 선대위원장 명의로 제출했다. 이 후보 쪽도 서약서를 냈다. 이로써 한나라당 합동연설회는 26일 부산을 시작으로 다시 예정대로 열리게 됐다. 연기됐던 광주 연설회는 8월5일 다시 열기로 했다.
그러나 박 후보 쪽은 이 후보 쪽과 당 지도부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다다른 모양새다. 박 후보 쪽은 지난 5월 경선규칙 갈등에 이어 이번에도 지도부가 이 후보 편만 들어주고 있다고 단정했다. 박 후보는 이날 선대위 대책회의에서 “경선규칙을 협상하는 과정에서부터 텔레비전 토론, 이제는 합동연설회에 이르기까지, 특정 후보가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끊임없이 요구하고 당은 이에 맞춰 끌려가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며 “텔레비전 토론과 합동연설회를 정해진 일정대로 하지 않으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와 이 후보를 싸잡아 비판하면서 강력한 경고를 보낸 셈이다.
선대위 참모진들도 가세했다. 이 후보를 향해 “비열함에 치가 떨린다”, “조직과 돈으로 음침한 선거를 하려는 것이냐”라는 직설적인 비난이 터져나왔다. 한 의원은 “당 지도부가 특정 주자의 입김에 휘둘려 중심을 못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는 25일 열리는 당 윤리위원회에서 박 후보 쪽의 김무성 의원이 징계를 받으면 가만있지 않겠다며 당에 ‘항명’할 뜻도 내비쳤다. 김무성 의원은 최근 부산지역 언론인들과 만나 ‘경선에서 승리하면 이재오, 전여옥 의원 등 4명은 배제하겠다’란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박 후보 쪽은 이 후보 쪽의 이상득 국회부의장과 이재오 최고위원 등 핵심들에 대한 윤리위 징계도 요구했다. 박 후보 쪽은 “이 부의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경북도지사가 노골적으로 박근혜를 지지하고 다니는데 후회할 것’이란 발언을 했고, 이 최고위원도 ‘2002년 박 후보 탈당 전후의 문제를 폭로하겠다’는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박 후보 진영의 강한 분노 뒤엔 위기감이 도사리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여전히 지지율에서 10%포인트 정도 뒤지는 상황에서, 연설회와 텔레비전 토론회 기회마저 줄어들면 사실상 반전의 기회를 잃게 되리란 것이다.
최경환 종합상황실장은 “이런 식이라면 공정성이 결여된 경선 결과에 승복을 강요할 수 있겠느냐”며 “텔레비전 토론회 횟수가 줄어든다면 경선 연기를 포함해 모든 문제를 재검토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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