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오는 20일로 예정된 대선후보 선출 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시간 채우기' 고민에 빠졌다.
여론조사를 제외한 총 18만4천709명이라는 유례없는 대규모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선거가 치러지는 데다 개표를 전당대회 당일 현장에서 진행하다보니, 행사 시작부터 결과발표 때까지 시간 공백이 너무 크기 때문.
한 관계자는 1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낮 12시30분 정도부터 개표를 시작하고 행사는 오후 2시부터 시작할 계획이지만, 개표시간을 적어도 4시간반 정도는 잡고있기 때문에 행사시간이 상당히 길어질 수밖에 없다"며 "그렇다고 당의 대선후보를 뽑는 의미있는 시간을 그냥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고 이 시간 동안 진행할 각종 아이디어들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우선 거론되고 있는 이벤트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원희룡 홍준표 의원 등 4명의 후보와 박관용 경선관리위원장과 강재섭 대표 등 지도부가 함께하는 `화합 토크쇼.'
주자들에게 `경선하면서 무엇이 가장 힘들었는지', `가장 기억에 남는 좋은 일은 무엇이었는지'. `상대후보 칭찬' 등 부드러운 질문을 던지며, 그간 과열양상을 보여온 경선과정에서 서로에게 쌓인 감정의 골을 풀고 이후 화합과 단결을 다짐하는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만들자는 취지에서 검토되고 있는 행사다.
또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모으자는 문구에 각 후보마다 핸드프린팅을 하는 방안, 경선후보 및 당직자들이 어린이 합창단과 함께 널리 알려진 노래를 같이 부르며 화합을 다지는 방안 등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13번에 걸친 합동 연설회와 전국을 걸쳐 진행된 정책비전 토론회, 검증청문회 등 경선 과정을 정리한 `경선 파노라마' 등 영상물 상영도 준비중이다.
한 당직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고, 13일 최고위원회의에 세부 안건을 정리해 보고하고 진행안을 확정하려 한다"며 "이런 형태의 전당대회는 처음이기 때문에 이래저래 준비에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김경희 기자 kyunghe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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