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쪽 “세결집하나” 의혹 눈초리
당내에선 박쪽 자극 우려 말은 못하고 ‘끙끙’
당내에선 박쪽 자극 우려 말은 못하고 ‘끙끙’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일 정치적 고향인 대구를 찾는다. 8월27일의 캠프 해단식에 이은 두번째 공개행사 참석이다. 그가 대구에서 대규모 지지자들이 모이는 행사에 참석하는 걸 놓고 당내엔 미묘한 긴장감이 일고 있다. 박 전 대표 쪽은 지역구민에게 감사하는 자리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이명박 후보 쪽은 ‘세 결집용’이 아니냐며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박 전 대표는 2일 지역구인 달성군민체육관에서 대구·경북 선대위 관계자들과 지지자 2000여명이 모이는 대규모 해단식을 열 예정이다. 이 행사는 지난 27일 서울 시내 한 중식당에서 2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연 중앙선대위 해단식에 이어 일주일만에 열리는 것이다. 박 전 대표 쪽의 이해봉 의원은 “29일께 박 전 대표가 ‘지역구민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러 가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마침 대구·경북 선대위 해단식도 못하고 있던 터라 하는 김에 같이 하자고 건의했다”고 말했다. 이 행사에는 대구·경북지역 관계자들은 물론 서울 선대위 핵심 관계자와 전국의 지지 의원 대부분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 쪽 의원과 당원협의회 위원장들이 30~31일 열린 구례 합동 연찬회에 대거 불참한 이후 대구에서 별도의 대규모 모임을 하는 모양새는 예사롭지 않다. 허태열, 유승민, 유정복 의원 등 선대위 핵심 인사들은 30일 저녁 ‘박 전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치자’고 역설해온 서청원 전 선대위 상임고문과 저녁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 쪽의 유승민 의원은 “압도적인 지지를 해준 대구에 인사를 하는 행사로서 정치적으로 ‘오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박 전 대표가 대구에 오나 안오나 결집은 이미 돼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 후보 쪽 의원들을 비롯해 당내에선 “박 전 대표가 독자적인 세 결집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박 전 대표 쪽을 자극할까봐 내놓고 말은 못하지만, 못마땅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 후보 쪽의 한 초선 의원은 “행사 규모가 크거나 의원들이 많이 몰려 가면 박 전 대표 지지자들이 동요할 수 있다”며 “지난번 서울 해단식 때도 그렇고 자꾸 ‘여진’을 일으키면 경선 승복연설의 빛이 바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중립 성향의 한 의원은 “대규모 해단식을 잇따라 연다는 것은 해단식이라기 보다는 세력을 묶는 행사 같다”며 “다음을 위한 준비를 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성연철 조혜정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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