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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한계·가능성 동시에 보여준 민주노동당 경선

등록 2007-09-15 15:32수정 2007-09-15 18:01

민주노동당은 15일 결국 권영길 후보를 연말 대선에 내세울 후보로 선택했다.

권 후보는 이날 심상정 후보와 맞대결로 치러진 결선투표에서 52.7%를 얻어 생애 3번째 대권티켓을 확보했다. 권 후보로서는 지난 97년 대선 국민승리21 후보, 2002년 민노당 후보에 이어 세번째 대권 도전인 셈이다.

이번 민노당 경선은 여러 가지 점에서 가능성과 한계를 보여줬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권 후보 선출 그 자체가 이 둘을 함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권 후보가 대표주자이던 민노당은 이번 경선에서 심 후보와 노회찬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며 3파전으로 전개됐다. 경선전 당원을 대상으로 한 일부 여론조사에서 노 후보가 권 후보를 누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뒤늦게 출사표를 던진 심 후보의 추격전도 매서웠다.

그러나 당내 다수파인 민족해방(NL) 계열이 권 후보에게 지지를 선언하면서 판도는 급격히 권 후보로 기울었다. 그러자 노 후보와 심 후보는 조직선거 경향을 비판하면서 당권 선거때와 비슷한 고질적인 편가르기 양상이 벌어졌다.

전국 순회경선 첫 투.개표 지역인 제주부터 시작해 권 후보는 줄곧 1위를 달리며 50% 이상 득표로 대선 직행이 가능해보였다. 막판 수도권지역 부진으로 과반을 넘지 못해 결선투표까지 벌어졌지만 결국 조직투표가 대세를 갈랐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이번 경선은 결선투표 과정에서 네거티브 공방이 벌어져 진보정당으로서 오점을 남기기도 했다.

'맞장토론'에서 권 후보와 심 후보는 '노 후보 비방동영상' 출처 문제와 관련해 날카로운 신경전을 펼쳤고 토론이 끝난 뒤에는 상대방의 발언을 둘러싸고 사과를 요구하는 보도자료를 내는 등 공방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정책과 비전제시에 주력했던 1차 경선과정과는 다른 풍경이었다.


그러나 이번 경선은 최근 2년여동안 침체일로를 겪고 있던 민노당에 재기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민노당 차세대 리더격인 심.노 두 후보의 분투로 경선이 활기를 띠면서 당에 활력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여기에 여론의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1차 경선에 비해 기존 정당 중 유일하게 도입한 결선투표에서는 여론의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세 후보들이 비정규직 노동자 차별반대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 반대를 주장하면서 이슈에 있어 기존 정당과 극명한 차별점을 보여준 점도 민노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랜드 사태시 세 후보 모두 점거농성장으로 달려가 당의 정체성을 확실히 드러내기도 했다.

이 같은 행보가 내년 총선에서 노동자와 비정규직의 지지를 끌어낼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당내에서는 기대를 걸고 있다.

16일 광주 5.18 국립묘지 참배를 시작으로 대권도전에 들어가는 권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진보 정당의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디어선거와 100만 민중대회를 통해 세확산을 하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통합의 지도력이 강점인 권 후보가 경선과정의 편가르기 현상을 뛰어넘어 심 후보나 노 후보에게 선대위원장이나 고문 등을 맡길 것으로 보여 당이 대선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게 당 관계자들이 내세우는 장점이다.

권 후보측 관계자는 "조만간 세 후보가 함께 모이는 자리에서 권 후보가 두 후보에게 선대위원장 등을 제의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 경선이 끝나 선대위와 관련된 논의가 이뤄지진 않았지만 외부와의 싸움에서 일치단결하는 당의 기풍을 볼때 대선에 함께 올인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기업만을 위한 경제론과 권영길의 서민의 밥과 지갑을 위한 사람중심경제론이 맞붙게 될 것이다"며 "이번 대선은 50년간 한국 정치사를 지배해왔던 양당구도를 퇴장시키고 보수와 진보의 이념정치를 확실하게 굳히는 장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지난 두차례 대선에서 보여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정권교체가 어려울 것이라는 게 당 안팎의 분위기다.

민노당 한 당직자는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결정되지 않고 경선 흥행도 지지부진하지만 대선은 결국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간의 대결로 갈 것"이라며 "권 후보가 강력한 이슈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민노당이 대선 중심판에 설 수 있는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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