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의 교육 공약에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혼란스러워하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의 공약들이 지금까지의 공교육 틀을 완전히 바꾸는 파격적인 내용인데다 몇 년 안에 실행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학부모 강미선(40)씨는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하늘을 찌르는 것은 맞지만 그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특목고나 자사고만 짓겠다는 것은 지나치게 안이한 발상”이라며 “아이들을 지나친 경쟁으로 내몰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명선(38)씨도 “대학입시에서 내신 비중을 강화한 것은 학생들의 입시 부담을 덜고 사교육 의존도를 낮춰 학교 교육을 바로잡자는 공감대에 따른 것이었는데, 이 후보는 이를 외면한 채 대학과 학원 쪽 의견만 받아들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공약대로라면 현 정부가 2004년 마련해 올해부터 적용되는 내신 중시 ‘2008학년도 입시안’을 전면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점에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고1 아들을 둔 회사원 이선기(49)씨는 “아이들은 작은 것 하나만 바뀌어도 예민하게 반응하며 전전긍긍하는데, 입시제도를 통째로 바꾸면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중학교 2학년인 서민영(14)양은 “대입을 자율화해 본고사가 부활되고 특목고 같은 학교가 많아지면 그런 학교에 들어가려는 경쟁 때문에 학생들만 괴롭게 될 것”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슈퍼마켓을 하는 김영진(43)씨는 “등록금도 비싸고 들어가기도 어려울 자율형 사립고만 100개나 짓는다는데, 돈 없는 서민들이 그런 곳에 자녀를 보낼 수 있겠느냐”며 “이 후보의 공약이 지나치게 가진 자와 기득권층에 치우쳐 있다”고 말했다.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