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할땐 ‘보수 덧칠’-잠잠하면 ‘탈이념’…상황따라 변신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이념’과 ‘실용’ 사이에서 줄타기를 계속 하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8일 재향군인회 초청 토론회에서 “정치발전·경제성장도 소중하지만 안보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어버린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한 건국이념과 헌법정신을 굳게 지킬 때만 (선진한국이) 가능하다”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그러나 일주일 뒤인 14일엔 “민생경제는 도외시하고 이념논쟁이나 국민이 원치 않는 길로 갑론을박하는 게 지금의 정치 풍토”라고 주장했다. 또한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이념 투쟁과 분열의 양상으로 우리는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8일 발언에서 이념 지향성을 분명히 한 이 후보가 일주일 뒤엔 ‘탈이념’을 주장한 것이다. 8일 발언을 할 당시는 이회창 후보의 출마를 즈음해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빠지고, 박근혜 전 대표와도 갈등이 계속되던 다급한 시기였다.
이명박 후보 쪽은 이런 ‘양다리 걸치기’식 행보에 대해 “이념적 발언들은 상황 논리 때문이었지, 우리 후보는 본래 ‘경제전선’에 서서 싸우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탈이념이 본래 모습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평소 이 후보는 “배추 사러 온 사람한테 배추를 팔아야지, 마늘을 파냐”는 비유를 즐겨 사용한다. 듣는 사람들이 어떤 말을 듣고 싶어하느냐에 따라 필요한 말을 해준다는 뜻이라고 한다.
필요할 때마다 ‘우향우’와 ‘탈이념’을 오가는 이 후보의 행보는 유권자들을 혼란스럽게 할 뿐더러, 선거 전략 차원에서도 효과적이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치컨설턴트인 윤경주 폴컴 대표는 “이 후보는 본래 보수적인 사람인데도 유권자들은 훨씬 개혁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행동의 딜레마가 있다”며 “선거기간 동안 텔레비전 토론회 등에서 각 후보들의 이념 성향에 대한 비교가 이뤄질 때, 이 후보가 일관성 있는 태도를 보이지 못한다면, 상당한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300/180/imgdb/child/2024/0116/53_17053980971276_2024011650343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32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76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80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