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당선자 지지활동 ‘발전연’ 해체…당 대표 출마 여운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최측근인 이재오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26일 “앞으로 저 때문에 당이나 정부가 갈등하고 분열이 생기거나 제가 앞장서 투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이 주축이 돼 이 당선자 지지활동을 벌여온 당내 의원모임인 ‘국가발전전략연구회(발전연)’ 해체를 선언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여의도 발전연 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1964년 한일회담 반대 이후 43년간 제가 걸었던 투쟁의 역사는 끝났다”며 “이 당선자를 지지했던 모임(발전연)의 기득권을 버리고, 당선자를 자유롭게 해줘야 할 때다”라고 말했다. 향후 행보를 묻는 물음엔 “(계속) 토의종군 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경선 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거듭된 갈등 끝에 11월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이 전 최고위원의 발언은 앞으로 불거질 수 있는 ‘공천 분란’의 빌미를 사전에 막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해수 발전연 사무총장은 “대선 뒤 당선자의 최측근으로서 모임을 계속 이끌면 생길 수 있는 여러 오해를 미리 불식시킨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발전연엔 현재 10명의 비례대표 의원을 포함해 의원 30여명이 속해 있고, 벌써부터 공천 청탁문의가 쏟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경선을 거치며 자연스레 계파화 된 박근혜 전 대표 쪽을 향해서도 이를 청산하라는 뜻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최고위원은 “당내 정파나 제 세력이 당선자 중심으로 하나로 화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활동은 여전히 왕성하리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 당 관계자는 “중대 현안에 음양으로 활동하며 새 정부의 버팀목 구실을 할 것”이라며 “가령 대북 관계 등에서 정부특사 같은 활동을 맡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7월 ‘숙원’인 당 대표 자리에 도전할 것이란 전망도 많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당 대표 경선 출마 가능성 등을 묻는 물음에 “(새 정부가) 출범을 해봐야 안다”고 말해 여지를 남겨뒀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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