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각 세우기 ‘소신’…“정책 준비기구지 집행하는 곳 아니다”
이한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요즘 연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각을 세우고 있다. 인수위 방침과 달리 1가구 1주택 양도소득세를 즉각 인하할 것을 주장하는 등 이 의장은 요즘 정책에 관한 한 ‘독자행보’를 하고 있다. 이 의장은 11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그 이유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다음 정부가 출범할 때 어떤 준비를 해야 할 것이냐를 결정하는 곳이지, 정책을 결정하는 곳도 집행하는 기구도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의장의 이런 행보에 대해 당내에서는 정치적 저의가 있다기보다는 그의 평소 소신 때문이라는 관측이 강하다.
그는 이날도 손학규 대통합민주신당 대표가 2월 국회에서 양도소득세법 개정을 하겠다고 한 데 대해 “양도세 인하는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고 말했다. 앞서 인수위가 부동산값 안정을 위해 양도세를 1년 뒤에 인하하겠다고 밝힌 것과 배치되는 견해다. 그는 “인수위가 양도세 인하 시기를 못박아 발표한 것은 맞지 않다. 감세 정책은 그동안 추진해온 당론의 바탕 위에 여야 합의를 거쳐 법을 개정해야 가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강만수 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가 감세가 아니라 금융억제를 통해 집값을 잡겠다고 한 데 대해서도 “개인 의견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 의장은 “강 간사가 장관으로서 권한이 있는 발언을 한 것도 아니고, 학자로서 이론적 제언을 한 것도 아니잖냐. 투기 과열 조짐이 나타나면 감세 정책 등 온갖 방식을 동원해야 하는 상황도 벌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인수위와 한나라당이 불협화음을 빚는 것으로 비치는 것에 대해 “나는 전문가로서 견해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인수위가 모두 다 결정해버린 것처럼 발표하면 국민들이 헷갈려한다. 국민들의 혼란은 고스란히 당에 부담이 되기 때문에 나는 인수위가 무리하지 않도록 ‘빨간불’을 켜는 역할을 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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