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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대통령 눈치보기 팽배…‘당이 청와대 부속기관’ 전락 우려

등록 2008-05-14 15:03

이명박 대통령(왼쪽 뒷모습)이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가 시작되기에 앞서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A href="mailto:jongsoo@hani.co.kr">jongsoo@hani.co.kr</A>
이명박 대통령(왼쪽 뒷모습)이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가 시작되기에 앞서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선출직 당대표를 청와대가 좌지우지…쇠고기 ‘제 목소리’ 실종
“당 사람들이 부끄러운줄도 모르고 ‘관리형 대표’란 말을 버젓이 쓰고 있다. 허수아비란 말 아니냐. 그런 대표가 어떻게 청와대에 민심을 전달하며, 당의 자생력은 또 어떻게 확보할 수 있겠는가.”

한나라당의 한 최고위원이 최근 사석에서 개탄한 당의 현실이다. 한나라당 주변에선 일그러진 당청관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당이 청와대 눈치만 보고 있다”, “과거 제왕적 대통령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는 지적이 멈추질 않는다.

“박근혜 전 대표에게 당 대표직을 제안했다”는 13일 청와대의 발표는 ‘상명하복’ 관계가 되다시피한 당청 관계를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한 당선자는 “엄연히 당원들의 투표로 결정되는 대표직을 청와대가 지명이라도 하는 듯이 언급하는 것은 당헌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이런 ‘처신’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에는 강재섭 대표에게 연임을 부탁했다. 최근 거론되고 있는 박희태 대표-홍준표 원내대표-임태희 정책위의장 ‘배치표’는 당사자들 조차 ‘이 대통령의 재가’를 언급할 정도다. 선출직을 임명직인양 여기는 청와대의 인식과 이를 당연스레 받아들이는 당의 분위기가 만들어낸 합작품인 셈이다.

당내 최대 현안인 친박복당 문제 역시 이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당 지도부가 이리저리 휘청거리는 효과를 낳고 있다. 지난달 말 “당이 알아서 할 일”이란 대통령의 말에 논의를 미뤘던 당 최고위원회는, 지난 10일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를 만나 “당에 권고하겠다”고 말하자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야한다”는 분위기로 급변했다. 이 과정에서 강재섭 대표의 체면은 구겨질대로 구겨졌다. 강 대표는 총선 뒤 대표직 사퇴 뜻을 꺼냈다가 이 대통령을 ‘알현’한 뒤 임기를 보장받았다. 7월3일 전당대회 일정도 두 사람의 지난 2일 정례회동에서 사실상 대통령의 ‘결재’를 받은 이후에야 외부에 공표됐다.

총선 공천과정에서 “수도권 공천과 비례대표 선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 등 정책면에서 한나라당이 청와대의 뒤만 따라다니는 이유도 이런 역관계의 반영이라는 것이 당 안팎의 지적이다.

이러다보니, 당-청의 동반추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핵심 당직자는 “청와대의 월권과 당의 무기력함이 겹쳐 이 대통령의 독선을 더욱 도드라져 보이게 하고 있다. 청와대 생각대로만 따르는 게 과연 정부를 돕는 것인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한 당 관계자는 “청와대가 당의 주요당직에 일일이 개입하다보니 누구도 청와대에 밉보이는 쓴소리를 하지 않으려 한다”며 “당이 국민과의 관계보다 청와대와의 관계를 더 중요하게 여기게 되면 민심에서 멀어진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지난 정부와 마찬가지로 현 정부에서도 당의 무기력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는 견제와 균형이란 정당정치의 근간이 무너지는 것으로 정치적으로 퇴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은 행정 쪽에 초점을 맞추고 일상적인 정치는 당과 국회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정몽준 최고위원도 이날 <월간중앙> 정치포럼 창립기념 강연에서 “여당이 행정부와 한편이 돼 국민을 대변하지 않고 정파를 대변해서는 성공적인 정치를 하지 못한다”며 “당권, 대권 분리가 더욱 진전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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