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오른쪽)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상수 원내대표의 이야기를 들으며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강 대표 ‘선별 복당 고수’에 친박계 ‘발끈’
내부서도 “민생부터 챙겨야” 비판 목소리
내부서도 “민생부터 챙겨야” 비판 목소리
미국산 쇠고기 장관 고시로 민심이 요동친 29일, 한나라당에선 다시 ‘묵은’ 복당 논쟁이 벌어졌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강재섭 대표는 “새 원내대표가 원구성 협상을 잘하도록 지켜보면서 6월 중순 쯤엔 최고위에서 기준을 정해 적절한 사람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5월 말까지 결론을 내려 달라’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요구를 사실상 거부하며, 선별 복당 방침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박근혜계’인 김학원 최고위원은 “오늘 마지막 최고위원회에서 복당 문제의 기준과 방침이라도 정하고 가야지 이를 6월 중순에 가서 논의하는 건 복당 대상자들의 감질만 돋우는 일”이라며 “당내 화합부터 잘 다져 놓고 현안 국정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급기야 전재희 최고위원은 “쇠고기, 고유가, 물가 등 경제적 어려움으로 민생이 정말 걷잡을 수 없이 어려운 때다. 가능하면 공식적인 발언은 하지 말고 내부적으로 최고위 결정에 따라 조정하면 좋겠다”고 중재에 나섰다.
한편, 이날 박 전 대표는 홍준표 원내대표 당선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거듭 일괄복당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홍 당선자는 “박 전 대표가 일괄복당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있어 ‘좀 시간을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 격인 유정복 의원도 “박 전 대표는 원래의 뜻을 밝혔을 뿐”이라고 말했다. 홍 당선자는 서청원 친박연대 대표 등 일부 인사의 복당엔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선 복당 문제가 결국 ‘승자 없는 지루한 경기’로 전락했다는 평이 나온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박 전 대표에겐 일괄복당 요구로 합리성을 잃은 계파 수장 이미지를, 당에는 내부 문제도 수습하지 못하는 무능 이미지를 강화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또다른 한 서울 지역 당선인도 “복당 논쟁은 여당이 민생엔 관심이 없고 권력투쟁에만 몰두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