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통성없는 박근혜-원칙없는 강재섭
그들만의 싸움에 한나라 시선도 싸늘
그들만의 싸움에 한나라 시선도 싸늘
친박 복당 문제가 3일 사실상 타결됐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당내 친박 의원 20여명을 잇따라 만나 “이번에 당도, 나라도, 대통령도 어려우니 (복당 문제는) 이런 정도로 마무리해서 들어가는 것이 여러 사람의 바람인 것 같다”며 ”성에 안 차지만 당 화합을 위해 이런 정도로 정리하자”고 말했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제안한 ‘심사 뒤 복당’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로써 한나라당은 조만간 180석이 넘는 ‘공룡 여당’으로 재탄생하게 됐다. 하지만 이런 성과를 거둔 박 전 대표와 강 대표에 대한 당내 평가는 오히려 싸늘해지고 있다. 국민의 관심사와는 동떨어진 ‘그들만의 싸움’으로 서로 적잖은 상처를 받았다는 평이다.
박 전 대표로선 대국민 이미지가 추락한 점이 뼈아프다. ‘국민을 보고 정치하겠다’는 그의 간판 구호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복당 논쟁 와중에 두 차례 ‘쇠고기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언급했지만, 자신의 일괄복당 주장을 ‘치장’하는 효과에 그쳤다. 박 전 대표의 한 참모는 “이명박 정부의 큰 실정인 광우병 파문 정국에서 박근혜라는 차세대 지도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며 “‘민심’이란 정치적 자산 굴리기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그에게 ‘복당녀’라는 별명을 붙였다.
융통성이 없다는 평가도 받았다. 한 수도권 의원은 “정부와 당이 어려운데 전혀 협조하는 모습이 없이 내내 비타협적인 ‘일괄복당’을 고집함으로써 스스로 정치력의 한계를 보였다”고 말했다. 계파 수장 이미지는 고착화됐다. 한 당직자는 “복당된다 해도 자신의 정치적 위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계륵’ 같은 문제에 너무 집착하는 인상을 줬다”고 지적했다.
강 대표 역시 크게 체면을 구겼다. 강 대표의 복당 원칙은 임기내 복당불가→6월 중순 복당 논의→이른 시일내 원칙적인 일괄복당으로 조변석개했다. 특히 이런 방침은 청와대 방문 뒤 바뀌어 “당 대표가 대통령에게 휘둘리고 있다”는 비아냥을 들었다. 한 경북지역 의원은 “당 대표 소관인 복당 문제를 시원스럽게 해결하지 못함으로써 민심악화를 부추긴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정치 스타일을 잃었다는 지적도 있다. 당 관계자는 “차기 대권을 바라는 그가 박 전 대표와 각을 세우려 의도적으로 그랬는지는 모르겠으나 결과적으론 두 사람의 공통 정치기반인 대구·경북 지역의 민심에선 멀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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